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2011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후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성장세를 보여 2016년에는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조선중앙통신이 “모든 노력을 강력한 사회주의 경제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선전하는 등 북한의 경제 성장이 대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최근 알자지라 방송이 북한의 경제 잠재력을 항목별로 소개했다.
◇ 광물자원= 철광석과 마그네사이트 등 광물자원은 북한의 가장 특징적 자원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북한의 자원이 3조9000억 달러(약 418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북한에는 희토류가 다량 매장돼 있다고 알려져 광물자원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광물자원 소비량의 90%를 수입해 오는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기대해볼 만하다.
◇ 협력사업= 북한의 저임금 고학력 노동자원은 남한의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일 만한 요소다. 접근성이 좋고 언어의 장벽이 없어 공장 가동 비용이 해외보다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2016년 가동이 중단되기 전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169달러로, 한국의 최저임금인 월 1470달러와 9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였다.
◇ 관광산업= 관광산업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2013년 ‘마식령 속도전’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 건설에 총력을 기울인 데 이어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원산 주변에 거대한 관광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2007년 금강산 관광객이 누적 수 150만 명을 돌파했던 것을 생각해봤을 때 관광산업이 재개되면 북한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 철도= 철도 연결은 북한보다도 한국과 러시아가 굉장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북한은 최근 그동안 반대 의사를 표시했던 한국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에 찬성표를 던지며 남북한 OSJD 가입이 성사됐다. 한국은 현재 국제 화물 분담률 99%가 해운에 치우쳐 있어 유럽까지 가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철도가 연결되면 한 달 가까이 걸리던 운송 기간을 12일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
◇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경제 성장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알자지라는 두 국가가 모두 북한 접경지역 개발에 목말라 있어 북한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극동지역 개발을 바라고 있어 남·북·러 3자 협력을 통한 철도 사업과 가스관 사업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노동인구 유출과 저개발에 시달렸던 접경지역을 이번 회담을 계기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높은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 교수는 “민간기업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긍정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참여할지 여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