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친환경’ 수요에 위협받는 ‘석유에너지’ 전망은?

입력 2018-06-11 10:46 수정 2018-06-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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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친환경에너지, 국제 유가 급등 등 거시적인 요인에 따라 전 세계 석유 수요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전기차(EV)의 성장 및 보급이 빨라지면서 내연기관을 중심으로한 석유/정유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 같은 변화를 이해하는 한편, 석유 수요와 관련된 산업 판도가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11일 한국석유공사가 발간한 ‘자동차 생활 변화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 청정에너지와 관련된 기술 발전 및 수요 증가 등으로 석유 수요와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석유공사는 각국의 탄소 배출 감소 계획과 맞물려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는 석유 소비 시장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확산으로 급성장을 이룬 만큼 친환경ㆍEV 시장 확대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EV 판매는 매년 가파른 성장률을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2년부터 EV 시장이 급성장 중이며 2020년에는 순수 EV 전기차 글로벌 판매 대수가 4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 아시아 지역 모두 2012년 대비 EV·HEV 승용차 판매 대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유럽 12개국의 EV 판매량은 2012년도 1만 7376대에서 2016년도 8만 8315대로 약 80.3%가량 늘었다. 북미의 경우 같은 기간 1만 4400대에서 8만 5288대, 한국은 517대에서 5177대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1만 730대에서 28만 3443대로 성장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친환경차량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10년 연료 타입별 구입 의향은 가솔린 60%, 디젤 24%, LPG 9%, 친환경(순수전기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두 포함) 차 7%였다. 이 수치는 2017년에 가솔린 44%, 디젤 27%, LPG 5%, 친환경차 23%로, 약 16%p 증가했다.

이는 수송용 석유 제품 사용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석유공사는 동시에 배터리, 하이브리드 등으로 최대 주행거리 증가 및 석유 제품 사용이 감소해 연비가 우수한 차량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유ㆍ석유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전체 에너지 중 석유 에너지의 비중은 줄어들겠지만 수송연료 외에도 석유화학(나프타) 부문에서의 수요가 견조하며, 벙커C유를 사용한 선박 등의 수송연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절대적인 석유 에너지 사용 물량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발간한 ‘2040년 세계 석유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은 2016년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3.5%의 성장이 전망된다. 경제 성장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인구 증가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OPEC은 또한 “OECD의 석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非) OECD 국가들의 석유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은 중국이 2040년에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가로 등극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2040년 중국의 석유 수요는 약 1780만 배럴로 예측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 수요 감소에 대해 관련 업계의 국내 석유소비 시장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요구된다”며 “국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는 현실적인 에너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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