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화나 서비스에 책정하는 가격변경주기가 단기화한데다 경직적에서 신축적으로 변경되면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도 크게 줄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최 팀장은 "기업간 가격변경주기가 이질적인 모형 하에서는 한 기업이 가격을 인하하면 다른 기업이 따라 낮추려 하거나 인상하면 반대로 낮추려 하는 전략적 가격설정행태로 인해 가격변경주기가 길어지는 현상(가격경직성 강화)이 발생하여, 실제 조사에서 나타난 가격경직성 완화현상을 상쇄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간 가격변경 주기가 다른 이질적인 경제에서는 동질적인 경제에 비해 생산갭 반응이 21개월 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응은 21개월 가량 축소됐다.
이는 전략적 상호작용 효과에 기인한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즉 가격변경주기가 짧은 기업들이 가격을 설정할 때 가격변경주기가 긴 기업들의 반응을 감안하기 때문에 가격변동 폭이 축소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반응도 동질적인 경우에 비해 그 크기가 작아지게 된다는 것. 이에 따라 정책금리 조정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드는 대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확대되는 것이다.
한편 2016년 기업 가격설정행태 조사 결과 가격을 정기적으로 점검·변경(경직적인 가격결정)하는 기업이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가격변동요인이 발생할 경우 가격을 점검하고 변경(신축적인 가격결정)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또 가격변경주기는 기업간 이질성이 존재하며, 단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가격을 변경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고객과의 장기적 거래관계 중시와 경쟁기업의 가격 유지, 전략적 고려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또 비용과 수요, 물가 등이 크게 변하지 않는 경우 기업들은 가격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밖에도 가격설정시 경제전반의 상황과 해당 기업이 소속된 산업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는 비중이 2012년 조사에 비해 늘었고, 적정 이윤과 경쟁기업의 가격, 시장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가격을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