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는 에티오피아항공과 에티오텔레콤 등 자산 가치가 높은 국영기업을 민영화한다고 발표했다. 국가주도 경제를 개방하려는 의도다.
이번 결정은 4월 취임한 아비 아메드 에티오피아 신임 총리의 개혁안 중 하나다. 아메드 총리는 민영화를 통해 경제를 부흥시키고 현대화할 계획이다. 집권당인 에티오피아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국영기업의 부분적인 민영화는 국가의 외환 문제를 해결하고 소득을 증진하며 생활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10년간 정부 주도로 댐과 도로, 철도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정부의 재정 지출에 힘입어 에티오피아 경제는 매년 10% 이상 성장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지난 회계연도에 2억3200만 달러(약 247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아프리카 항공사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연간 승객 수 기준으로도 아프리카 최대이며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쿼츠는 2016년 아프리카 경제 성장률은 에티오피아가 이끌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 성장 과정에서 에티오피아의 부채가 증가해 심각한 외환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에티오피아에 “부채 위기가 높다”고 경고했다. 매년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250만 에티오피아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 게다가 지난 10년 동안 에티오피아의 최대 대출국이었던 중국이 투자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에티오피아는 민영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한다. 아메드 내각 관계자는 “정부는 에너지, 통신, 물류 및 항공 분야 국영 기업의 지분과 소유권 등을 매각할 것이며 철도, 설탕, 산업단지, 호텔 등 다른 부문에서도 완전한 민영화나 부분적 소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쿼츠는 에티오피아는 1억 인구로 충분한 시장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운송과 같은 인프라 구축을 이미 완료했다면서 민영화로 이전보다 개방된 에티오피아 경제의 잠재력은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는 2000년 이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IMF는 올해 에티오피아가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프리카 17개국에 진출한 아프리카 최대 통신사업자 MTN은 에티오텔레콤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다콤도 에티오피아 통신 시장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사라 베이튼-글렌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는 “아메드 총리는 이전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신호를 보냈다”면서 “그러나 의미 있는 변화가 있으려면 더 많은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메드 살림 테네오인텔리전스 연구원은 “정부는 그들의 목적에 부합하는 경제를 갖기 위해 적응해야 한다”면서 “수백만 명의 젊은 실업자들을 흡수하고 공평한 분배를 보장해야 하지만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