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지하이테크는 화약약품 혼합 공급장치 전문기업이다. 2002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03년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요한 화학약품 중앙공급장치(CCSS)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 나가세산업과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의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대기업 박차고 후배들과 의기투합해 창업 = 씨앤지하이테크의 홍사문 대표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이다. 중앙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부터 2000년까지 삼성전자에 몸담았다. 재직 당시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약품 중앙공급장치를 담당했던 경험을 밑천 삼아 창업했다.
홍 대표는 2002년 12월 씨앤지하이테크 전신인 씨앤지테크를 설립했다. 이후 홍 대표가 삼성전자 출신 후배들과 의기투합해 씨앤지테크를 법인으로 전환, 씨엔지하이테크를 설립했다. 2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90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5명의 등기임원 중 3명이 삼성전자와 삼성SDI 출신이며, 임원 모두 반도체 업계 1세대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중앙에서 공급한 단일 화학약품을 각 세정 장비에서 혼합한 후에 사용하는데, 기존에는 장비 간 농도 편차로 인한 공정 안정성 문제가 발생하기 쉬웠다. 씨앤지하이테크는 이 농도를 중앙에서 한 번에 맞춰주는 기술을 개발, 이를 적용한 CCSS를 생산 중이다. 일괄 혼합해 농도를 맞춰 공급하면 공정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반도체 공정의 품질 확보를 위한 장비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현재 핵심 분야에서 31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적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280억 원, 영업이익은 46억 원으로 150% 성장했다.
◇올해 상장 1호… 주가는 공모가 맴돌아 = 올해 첫 코스닥시장 입성 기업이었던 만큼, 상장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증시 데뷔전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씨앤지하이테크는 올해 1월 이틀간 실시한 수요 예측에서 249.1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는 1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이후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에서는 최종 청약 경쟁률 625.64대 1을 기록했다. 상장일인 같은 달 25일 공모가보다 16.3% 높은 1만86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1만8650원으로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공모가 수준을 회복해 현재 1만6000원 전후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 고객사 확보 = 현재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확보하고 있으며 BOE 등 해외 반도체 기업과도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부문에서 SK하이닉스 중국 법인과 76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선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장비회사라는 특성상 삼성과 같은 주요 고객사의 투자 전략과 업황이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상장을 기점으로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중국 등 해외시장 공급을 확대, 반도체·디스플레이 혼합장치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달 10일 약 1억 원을 투자해 일본 나가세산업 중국법인의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씨앤지하이테크는 성장동력으로 화학약품 운반과 저장에 필수 소재인 라이닝시트 국산화 사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일본과 유럽, 중국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어 국산화에 성공하면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당장 내년부터 화학약품 보관 탱크 내벽의 부식을 막는 시트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친환경 공정’ 관련 사업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사명 씨앤지(C&G)는 ‘클린(Clean)’과 ‘그린(Green)’의 약자다. 깨끗한 세정과 친환경 공정에 대한 중장기적 플랜, 그리고 이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현상폐액 재생 플랜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세정 후 발생하는 대량의 현상폐액을 회수, 정제해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디스플레이 제조 물량 증대에 따라 각종 제조공정 현상폐액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생태 독성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기업의 처리 비용 부담이 크다. 회사는 미국, 일본 기업과 올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19년부터 현상폐액 재생 플랜트를 설치, 운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