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근거가 되는 통계 자료를 공개했다. 언급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의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발언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통계청의 올 1분기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내용이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서 하위 20%의 소득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 ‘뜻밖의 결과’였다면서 “원인을 밝혀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원시자료(raw data)를 갖고서 국책연구기관에 더 면밀히 분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근거 자료를 공개하면서 ‘출처 논란’은 일정 부분 해소됐다. 하지만 자료의 해석 방식을 두고 새로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취업자 증가가 최근 석 달 연속 10만 명대에 그친 상황에서 근로자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의 논거로 사용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소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의 소득은 근로자 소득 통계로는 볼 수 없으므로 가구 기준으로 봐야 전체 효과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발언 근거로 제시한 통계는 직업이 있는 근로자의 근로소득 증가만 포함돼 있을 뿐 최저임금 상승으로 임금 지출이 늘어난 자영업자, 최저임금 상승의 여파로 직업을 잃은 이들의 소득도 담겨 있지 않다. 따라서 전체 현상을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장을 잃지 않았다면 당연히 저소득 근로자 임금은 올랐을 것”이라며 “문제는 실직자이기 때문에 개인 근로자 기준이 아니라 모든 가구 기준으로 봐야 최저임금 효과가 제대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선거가 한창인 시점에서 격화된 이번 선거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론’을 부각하며 여론 반전에 나선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는 중이다. 정진석 한국당 경제파탄대책특위 위원장은 앞서 페이스북 글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서민들을 한계상황으로 몰아가는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다.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정책을 독선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서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폭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