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윤영진 한은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외환보유액 축적과 은행대출: 한국의 사례’를 주제로 한 BOK경제연구 보고서에서 한은 불태화정책이 이같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외은지점 기업대출 증가율이 국내은행보다 더 떨어지는 이유는 외은지점의 경우 무위험채권 거래에 집중하면서 한은이 불태화정책으로 통안채를 발행할 경우 이를 더 적극적으로 인수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국내시장으로 달러화 등이 유입될 경우 한은은 시장안정화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한다. 이 경우 한은에는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반면, 시중에는 원화자금이 늘어난다. 통화정책으로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기준금리로 적용하는 한은으로서는 이 경우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크게 밑돌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등을 발행해 시중 원화자금을 흡수하면서 시중금리를 기준금리 수준으로 유지하려한다. 그 결과 시중은행 등에 채권(통안채)은 늘지만 자금은 되레 준다. 국내시장에 달러화 등이 유출될 경우엔 정반대 경로의 정책을 쓴다. 이를 중앙은행의 불태화정책이라 한다.
공개시장운영 기관이란 한은의 통안채 경쟁입찰과 모집, 증권단순매매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금융기관을 말하며, 한은은 매 1년마다 새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통안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기관은 국민은행·도이치은행 등 은행 10곳과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등 비은행권 10곳이 있다.
이번 분석은 2003년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우리나라 은행의 월별 대차대조표 데이터를 이용했으며 개별은행의 기업대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요인이나 자본비율 등을 통제한 상태에서 실시했다.
윤영진 부연구위원은 “실증분석 결과 외환보유액과 기업대출 증가율 간에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불태화 외환보유액 확충은 은행 기업대출을 둔화시키는 긴축효과가 있지만 과도한 국제자본유입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과 신용팽창 등 거시건전성 측면에서의 부작용도 완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 데이터를 이용하긴 했지만 강건성 검증을 통해 2016년까지 연장해 본 결과 금융위기 당시 외에는 이같은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