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 전망이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다시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소비자와 기업을 아우르는 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도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6월 전망치는 95.2를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에 못 미쳤다.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BSI 전망치는 4월(96.3)에 100을 하회했다가 5월에 100.3을 기록하며 기준선 이상을 회복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수출과 내수 등 수요 측면의 요인보다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경기전망 악화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며 “또한 잇따른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자금 전망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달 BSI 실적치는 95.5로 37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는 점이다. 5월 BSI 전망치(100.3)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실제 실적이 기업들이 기대한 정도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ESI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9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95.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SI 순환변동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 중 경기 대응성이 높은 7개(BSI 5개·CSI 2개) 항목을 선정해 각각 75%(제조업 45%, 비제조업 30%)와 25% 비중으로 산출한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해 산출한 지표다. ESI의 이동평균선 개념으로 경제심리의 순환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주요 경제지표가 부정적인 흐름을 나타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최근 경기회복 국면에 대한 논란이 심화하는 등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