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기업 자회사 부도에…국내 증권가 ‘불똥’튀나

입력 2018-05-29 17:18 수정 2018-05-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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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에너지기업의 자회사의 부도 여파가 국내 증권가는 물론, 일부 공모펀드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는 28일 특수목적회사(SPC)인 금정제십이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신용등급을 채권 발행 당시 부여했던 ‘A2’에서 ‘C’로 하향 조정했다. 기초자산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ABCP의 적기상환능력이 의문시된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날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은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털이 발행하고 자사가 지급 보증한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 원리금 상환에 실패했다고 홍콩거래소에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CERCG의 역외 자회사가 발행한 타 채권에 대해서도 ‘크로스디폴트(동반 부도)’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해당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발행된 ABCP에도 불똥이 튀게 됐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 CERCG캐피털이 발행한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를 금정제십이차가 인수, 지난 8일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를 발행했다. 총 규모는 1645억 원에 달한다.

발행 당시 A2라는 높은 등급이 부여되자 상당수의 증권사와 운용사가 사들였다. 현재까지 현대차투자증권(500억 원), KB증권(200억 원), 신영증권(100억 원), 유안타증권(150억 원), KTB자산운용(200억 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60억 원) 등이 해당 ABCP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ABCP의 만기는 오는 11월 8일이지만, 적기상환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발행 당시 A2 등급이었고 최근 해외 기업이 역외보증하는 상품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를 사들인 업체가 많았던 것 같다”면서 “증권사는 회사 자체에서 손실 처리한다지만, 공모펀드가 이를 담은 경우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례로 KTB자산운용의 경우 ‘KTB전단채펀드’가 현재 CERCG가 보증한 ABCP에 투자하고 있다. 해당 펀드의 자산규모는 총 4072억 원에 달한다. 관련 ABCP에 투자한 펀드 중 가장 크다. 이에 KTB자산운용 측은 “전날 부실자산 발생 가능성으로 펀드 환매 연기와 추가 설정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투자자들에게 보냈다”면서 “해당 자산의 상각 처리한 후 환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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