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사장은 24일 오후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옛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출석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고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모친인 이명희(일우재단 이사장) 씨 연루 의혹", "동생(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물컵 갑질 논란" 등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건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포토라인에 섰는데 국민들께 한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은 2012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이후 3년5개월 만에 사정기관의 포토라인에 다시 섰다.
출입국당국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과정을 알고 있었는지, 이들을 입국시키는데 얼마나 개입했는지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앞서 출입국당국은 지난 11일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 의혹으로 대한항공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대한항공 인사담당 직원을 소환해 오너일가의 지시를 받고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조달했는지 조사했다.
출입국당국은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10여 년 동안 10∼20명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입국시켜 조양호 회장의 평창동 자택과 조 전 부사장의 이촌동 집에서 각각 일을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과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에 관여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 동포나 결혼 이민자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인 사람으로 제한된다.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