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 보유지분 21% 전량을 아마존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날 이런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앞서 월마트는 이달 초 플립카트 지분 약 77%를 160억 달러(약 17조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도 당초 월마트에 플립카트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수 주간 확답을 피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세금 문제 때문에 플립카트 지분을 최대한 갖고 있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매각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소프트뱅크는 플립카트 대신 인도 다른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손 회장이 매각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것 이외에 세부 사항 언급은 피했다.
소프트뱅크가 이번 매각으로 얼마나 이익을 거둘지는 분명하지 않다. 손 회장은 이달 초 실적 발표 당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플립카트 지분 평가액이 4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8월 플립카트 지분을 25억 달러에 사들였다.
플립카트에서 1년도 안 돼 손을 털고 나가는 것은 장기투자를 중시하는 소프트뱅크로서는 이례적이다. 소프트뱅크의 기업들에 대한 평균 투자 기간은 13.5년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매각으로 얻은 현금을 갖고 다른 인도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난주 WSJ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디지털 결제업체이며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플립카트, 아마존 등과 경쟁하는 페이티엠에 더 많이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페이티엠 모회사 원97커뮤니케이션스에 14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과 함께 페이티엠의 온라인 소매 자회사 페이티엠이커머스에 1억1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