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논란]국민 의료·의료계 경영 정상화 발목잡는 의협… 쟁점은 ‘비급여’

입력 2018-05-24 10:00 수정 2018-05-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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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며 ‘문재인 케어’로 불리고 있다.

문 정부는 2022년까지 비급여 항목을 줄여 의료비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재의 63.4%에서 7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은 80%다.

문재인 케어는 △등재 및 기준 비급여, MRI·초음파 등의 급여화 △본인부담률 차등적용 등 예비급여 제도 도입 △선택진료비 폐지와 함께 적정보상(환자 중심, 의료질 향상 등 보상원칙 하에 수술·처치 등 저평가 분야와 입원료, 의료질평가지원금 등 보상)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등 미용·성형, 건강검진 등을 제외하고 치료와 관계된 필수적인 비급여 항목에 건강보험 적용 등이 주요 골자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 부담이 큰 비급여를 해소하고 환자 본인부담을 경감하는 등 실질적인 의료비 경감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비급여란 의학적 효과가 모호하거나 비용효과성이 떨어져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의료기관이 수가가 불충분한 문제를 비급여를 통해 수익을 보전하고 있는 가운데 비급여가 급여보다 2배 가까이 빠르게 증가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보장성 강화 대책은 비급여 중 치료에 필요한 의료는 최대한 급여화하되 그 과정에서 의료기관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급여수가 인상을 병행하는 것이다.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초음파 검사, 디스크 수술 등 800여개의 의료행위와 수술재료, 치과 충전재 등 치료재료 3000여개 등이 해당한다.

정부는 MRI,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는 2022년까지 모두 급여화 한다는 방침이다. 효과는 있으나 가격이 높아 비용 효과성이 떨어지는 비급여는 본인부담률을 30~90%까지 차등하는 ‘예비급여’를 적용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 수익구조의 왜곡을 바로잡고 보장성을 강화해 의료 정상화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급여수가 현실화를 통해 의료기관이 건강보험만으로 정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저수가 문제 해소가 동시에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vs. 의협 쟁점은 ‘비급여’=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문재인 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위한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1차 총궐기 대회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날 최대집 의협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재정 확보를 위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을 마련하려는 의지는 없고 비현실적인 정책을 강행하려는 의지만 보인다”며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최 회장은 ‘예비급여 철폐’가 받아들여져야 정부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낮은 수가를 비급여로 메워왔는데 비급여가 전부 급여화되면 대부분의 중소병원과 동네 의원이 단기간 내 파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모든 비급여가 전부 급여화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비급여는 치료에 필요하지만 비용효과성이 미흡한 비급여의 급여화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의 예비적인 급여제도일뿐”고이라 밝혔다. 이어 “MRI, 치료재료 등 관행 수가와 수가간 편차가 큰 분야를 급여화할 때는 관련 학회와 충분한 수가보상방안을 합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다른 의료단체는 찬성=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다른 의료단체들은 문재인 케어에 찬성하고 있다.

한의협은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한의약을 처방받거나 한방 의료행위를 찾는 환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문재인 케어에 우호적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그동안 고가였던 틀니, 임플란트에 대한 보장성이 강화돼서다. 하지만 급여 전환 시 수가보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 최근 문재인 케어에 동참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등 견제를 병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들은 의협의 주장을 비판했다. 시민단체와 보건의료노조 등으로 구성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난 16일 의협 총궐기대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보험 보장성과 건강보험 급여체계를 무너뜨리는 비정상적인 비급여 시장을 최대한 옹호하면서 지금과 같은 이윤창출 구조를 존속하겠다는 것이 의협의 속내”라며 “이번 집회에는 ‘수가 인상’을 바라는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의정 대화를 다시 하기로 한만큼, 정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적정 수가에 대해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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