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3조 베팅한 신동빈 vs 1조 쏟는 정용진… 온라인 영토전쟁 본격 개막

입력 2018-05-15 10:01 수정 2018-05-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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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온라인 통합·3조 투자·2022년 매출 20조 목표… 신세계, 1조 투자 2023년 매출 10조 제시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온라인 영토를 두고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공룡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조 원 이상 투자를 알린 데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옴니채널’ 완성을 위해 3조 원가량을 베팅한다. 롯데와 신세계 그룹은 2022년과 2023년 등 1년 차이로 각각 20조 원, 10조 원의 온라인 매출 달성 청사진을 제시해 온라인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사업을 향후 유통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통합한다고 15일 밝혔다. 통합 온라인몰은 롯데쇼핑이 맡아 운영하며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힌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는 온라인 사업에 3조 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며, 옴니채널을 완성할 롯데만의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추진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을 넘나들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옴니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롯데는 그간 계열사별로 업종의 특성에 맞춰 별도로 온라인 사업을 추진해 왔다. 작년 온라인 매출은 7조 원 규모였지만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기회가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롯데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을 선도하고, 온라인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오프라인 조직에서 온라인 조직을 분리해 통합한 ‘e커머스(commerce) 사업본부’를 오는 8월 신설한다. ‘e커머스 사업본부’에는 그룹의 온라인 핵심 역량을 하나로 모아 전문성을 높였다. 롯데쇼핑은 ‘e커머스 사업본부’를 통해 현재 백화점, 마트, 홈쇼핑, 면세점 등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통합, 이를 책임지고 운영한다. 또 그룹 내 온라인 사업 관련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

이를 통해 롯데는 국내 최다 멤버스 회원(3800만 명)과 오프라인 채널(1만1000여 개)을 운영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만의 O4O 전략을 통해 옴니채널을 완성할 계획이다. 롯데만의 O4O 전략은 옴니채널 완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고객 구매 이력과 계열사별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통합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형태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선 롯데는 계열사별로 보유하고 있는 고객 구매 데이터를 통합해 온·오프라인 및 계열사 간 경계 없는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또 1만1000여 개의 오프라인 채널을 배송 거점 구축으로 활용해 기존 스마트픽 서비스를 뛰어넘는 계열사별 경계 없는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예약 배송, 실시간 배송 등 고객이 좀 더 편리하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옴니채널 체험 매장, 무인점포도 늘려나간다.

아울러 롯데는 AI플랫폼 기반의 보이스(Voice) 커머스에 집중해 미래형 쇼핑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보이스 커머스는 기존의 쇼핑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AI기술을 기반으로 대화 방식을 통한 상품 추천, 상품 구매까지 가능한 쇼핑 형태로, 향후 시장 가능성이 가장 큰 구매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에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월 온라인사업 확대에 1조 원 이상의 투자유치와 2023년까지 매출 10조 원, 국내 1위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해 올해 e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한다.

정 부회장이 외국계 투자자문사로부터 거액을 유치해 온라인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등 기존 온라인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2014년 SSG.COM 출범 이후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은 전년비 매출이 최대 32% 성장을 기록하며,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신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이마트몰과 신세계몰도 지난해 각각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정 부회장은 앞으로 이마트몰의 온라인 전용 물류 인프라 조기 확충으로 장보기 전용 온라인몰 위상 확대, 신세계몰의 프리미엄 패션몰 콘셉트 강화, 신규 사업영역 확대, M&A 등을 통한 전방위적인 경쟁력 향상을 실현하면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 플레이어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정 부회장의 계획은 시행 초기 단계부터 주춤한 상태다. 정 부회장이 경기도 하남시에 1조 원을 들여 미국의 유통공룡 아마존의 물류센터를 넘어서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세우려 했으나 현지 주민들과 기초자치단체장 등의 반대로 중단돼서다. 신세계그룹은 물류센터가 아닌 지역 랜드마크를 세운다는 점을 앞세워 주민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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