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하면서 지난해 밀렸던 게임업계 1위 왕좌(매출액 기준)를 되찾았다. 엔씨소프트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작이 없던 넷마블은 실적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를 비롯한 주요 업체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넥슨은 매출액 8953억 원, 영업이익 5413억 원을 기록하며 자체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넥슨 실적 상승의 주요 라인업은 대표 게임으로 불리는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다.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서비스 10주년에 맞춰 진행한 춘절 업데이트에서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9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대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인기 덕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매출액 4751억 원으로 전년보다 2배가량(9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038억 원으로 6배 이상(569%) 증가했다.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액 중에서는 리니지M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비중이 338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넷마블은 빅3 중 홀로 실적 하락을 맛봤다. 넷마블은 올 1분기 매출액 5074억 원, 영업이익 742억 원을 기록해 넥슨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멀어졌을 뿐 아니라 3위인 엔씨소프트에는 턱밑까지 추격당했다. 넷마블은 ‘리니지2:레볼루션’이 아직 건재하지만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기에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세 업체의 실적을 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성장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넥슨은 중국의 던전앤파이터 효과에 힘입어 해외 매출 비중이 78.4%를 차지했다. 넷마블 역시 실적은 둔화됐지만 해외 매출비중은 68%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직은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보다 더 높은 상황이지만 북미와 유럽, 일본, 대만 등에 게임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해외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3사의 1분기 매출 총합 1조8778억 원 가운데 해외 매출은 1조2000억 원대로 3분의2 수준에 이른다.
특히 앞으로 세 업체 모두 대작 게임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해외 매출 확대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R등급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카이저’를 처음 공개한다. 넷마블은 전략 MMO ‘아이언쓰론’을 16일 출시할 계획이며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2M’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 빅3 모두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유저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