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변동성 측면은 물론 발행에서도 사실상 무용지물화 하는 양상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17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책자에 따르면 지난해 CD금리가 20일 이상 움직이지 않은 기간은 총 171일에 달한다. 이를 연간 영업일수로 계산해보면 70.1%에 이른다. 이는 2014년 194일(78.9%)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이같은 CD금리 경직성은 CD 발행 및 유통물량이 저조한데 주로 기인한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금리산정대상 지표물이 발행된 날은 2017년 중 60일로 총영업일수 대비 24.6%에 그쳤다. 발행규모 역시 8조1000억원으로 총발행액과 비교해서도 30.2%에 머물렀다.
이는 은행들이 CD발행시 평판리스크를 고려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즉, CD발행에 따라 단기시장금리를 상승시켰다고 인식될 경우 은행들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또 금리를 제시하는 기관들이 CD가 발행되거나 유통되는 경우에만 해당금리를 참조해 호가금리를 조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히 2012년 라이보(LIBOR) 조작 파문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단기지표금리로 활용되는 CD금리에 유사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런 경향이 더 심화됐다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CD금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기시장금리다. 파생상품시장에서 주요 지표금리로 활용되고 있다”며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신뢰성이 낮아질 수 있다. 경직성 완화를 위해 더 고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보고서 내용엔 없지만 은행이 CD금리를 낮게 발행함에도 CD금리가 변경되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다. 금융감독당국의 감독소홀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5월16일 은행들이 CD 3개월물부터 4개월물 금리를 전일고시금리대비 1bp 내지 2bp 낮은 수준에서 무더기(9800억원)로 발행했음에도 CD고시금리가 변경되지 않았던게 대표적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