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은 노령화가 진행되고 비만율이 높아지면서 매년 13.5%의 빠른 속도로 환자가 늘어나는 질환입니다. 소염진통제나 수술 외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는데 저희가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연구소장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관실에서 개최된 2018 이투데이 바이오기업 설명회에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개발 스토리를 들려줬다. 골관절염은 국내에서만 500만 명, 해외에는 1억5000만 명의 환자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를 개발, 허가를 받아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연구의 시작은 19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환자를 돌보던 한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 없이도 나을 수 있는 치료제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20년 후 인하대와 미국 NYH, 코오롱생명과학의 협업 끝에 태어났다.
김 연구소장은 “관절염이 심화되면 수술을 받게 되지만 재활의 부담도 있고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인보사는 소염진통제로는 효과가 없지만, 수술받기엔 이른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다. 1회 주사로 몇 년간 관절염을 낫게 해주는 치료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의 동종세포 유전자 치료제로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유전자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8개이지만, 모두 환자의 세포를 이용한 자기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반면 9번째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는 자기 세포를 매번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세포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인보사는 손가락이 여섯 개인 다지증 환자(육손이)가 절단한 여섯 번째 손가락에서 채취한 관절 및 연골 세포를 승인받아 개발된다. 김 연구소장은 “일부 세포는 계속 배양하고, 일부 세포는 염증을 억제하는 성장인자유전자(TGF-베타1)를 주입해 배양한다”며 “이렇게 배양한 세포를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주사했더니 환자의 무릎 통증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김 연구원은 “‘면역 반응을 유발하느냐’, ‘유전자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암세포가 생겨나지는 않느냐’ 등 인보사의 안전성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실험을 통해 우려를 불식했다”면서 “현재 3상 투약을 준비 중인 미국 임상도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