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숨죽였던 신혼부부 주택구매 '껑충'…보금자리론 4일만에 '1000건' 돌파

입력 2018-05-03 10:28 수정 2018-05-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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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기준 완화에 신청 건수 두 배…신혼부부·다자녀 실수요자 몰려…정부, 연내 보금자리론 14兆 공급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에 소득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늘려주는 전용 보금자리론 상품이 출시 나흘 만에 신청 '1000건'을 돌파했다. 평시 보금자리론 신청의 2배를 웃도는 흥행 돌풍이다. 상품 판매가 애초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지연된 만큼, 출시일만을 애타게 기다린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품이 출시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전용 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는 1000여 건을 기록했다. 7일 중 주말(지난달 28·29일)과 휴일(이번달 1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나흘 동안 해당 전용 보금자리론이 1000건 이상 팔린 것이다. 신혼부부, 다자녀 전용 보금자리론은 지난달 25일 00시부터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판매되고 있다.

이 중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에 해당이 안 돼, 일반 보금자리론을 신청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전체 신청 건수는 1600건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신청 건수를 기준으로 하면 하루 평균 400건 이상 팔린 셈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상품 출시 전인 1~2월 보금자리론 평균 신청 건수는 200건이다. 기존에는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전용 상품이 없었던 만큼, 전체 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보금자리론은 혼인 5년 이내인 ‘신혼부부’와 미성년 자녀가 1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는 이번에 출시된 전용 보금자리론을, 미혼 가구나 기혼이지만 자녀가 성인이면 일반 보금자리론을 이용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25일 상품 출시 이후 하루 400~500건까지 신청 건수가 급증하기도 했다”며 “단 하루 만에 평상시 2~3일치 신청 건수가 달성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보금자리론 신청자가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자녀 가구 전용 보금자리론 신청자의 절대 다수는 1자녀, 2자녀 가구로, 3자녀 이상 가구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3자녀 이상 가구에는 소득 기준을 7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완화하고, 대출액은 3억 원에서 4억 원으로 늘려주기로 했지만 현재로선 해당 신청자가 적은 것이다.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보금자리론은 금융위원회가 1월 업무계획을 통해 3월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계속 지연되다 지난달 25일에야 출시됐다. 출시가 늦어지면서 수요자의 불만이 상당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1월부터 정책을 예고한 만큼 대기수요들이 대거 접수한 것”이라며 “새벽인데도 시행시점인 25일 00시부터 실시간으로 신청자들이 들어왔고 1일 노동절에도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보금자리론 신청 건수 모두 대출 실행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경우 신청 건수의 80~90%는 은행 대출로 이어지지만, 이번 전용 상품은 갑작스럽게 신청자가 몰린 만큼 허수도 있을 것으로 공사는 보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보금자리론 공급 목표액을 14조 원으로 잡았다. 금융위는 신상품 출시로 보금자리론 수요가 급증한다고 해도 14조 원 내에서 차질 없이 대출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기 수요 효과로 보금자리론 신청이 늘긴 했지만, 이 증가 추세를 감안해 연말 실적을 추정해도 대출액이 14조 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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