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주 중국 우한에서 비공식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긴장 완화를 위한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하고 현재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마이클 이바노비치는 3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간다면 세계 수요와 생산을 이끄는 핵심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디아는 전 세계 인구의 약 35%,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비공식 정상회담의 목적은 지난해 여름 부탄과 중국의 국경분쟁 지역에 중국군이 도로공사를 하고 인도가 개입하면서 촉발된 대립을 끝내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여전히 친디아(중국·인도)가 오랜 대립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그러나 이바노비치는 양국이 갈등을 넘어 협력으로 돌아서면 경제 이슈에서 서로 보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인도는 저축과 투자의 차이가 약 400억 달러(약 43조 원)로 작다. 중국은 과잉저축이 1650억 달러에 달해 대인도 직접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충분하다.
물론 친디아는 1962년부터 지금까지 국경 분쟁을 이어오고 있어 대립 관계를 끝내는 것이 쉽지 않다. 중국이 파키스탄과 인도의 국경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주 일부에 500억 달러를 들여 경제회랑을 구축하는 것도 새로운 갈등의 불씨다.
그럼에도 양국은 화홰와 협력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지난주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화와 상호주의, 평화로운 공존에 기반을 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려 했다고 이바노비치는 풀이했다.
특히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 30년 전만 해도 양국은 비슷한 경제 규모였으나 이제 중국 경제는 인도보다 다섯 배 크며 국방예산도 세 배에 달한다. 심지어 인도가 현재의 경제성장률 7.2%를 유지해도 격차를 따라잡기에는 멀었다.
인도는 재정수지 적자가 GDP의 69%에 달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등 공공정책과 통화정책 모두 도전에 직면해 있다. 또 인도는 소비 중심의 내수 위주로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려 하고 있어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것도 급선무다. 지난해 인도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517억 달러로, 전년보다 8.5% 증가했다.
중국은 인도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인도 상품을 더욱 많이 수입하는 것을 통해 이런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의 냉랭한 관계에도 무역 균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대인도 수입은 전년보다 39.1% 급증한 163억 달러에 달했다. 여전히 중국은 인도 전체 수출에서 약 4% 비중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입을 더 늘릴 여지가 있다.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다이아몬드와 구리, 철광석, 면화 등 인도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인도 소프트웨어와 기타 IT 제품도 유망 수출 품목이다. 또 중국 관광객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 현재 1억5000만 중국 해외 관광객 중 인도는 1%만 끌어들이고 있다.
인도가 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가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아울러 인도는 자체적으로도 앞으로 5년간 약 3만5000km의 고속도로와 철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들어갈 비용은 인도 GDP의 3.4%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의 풍부한 자금력이 절실하다. 중국이 인도와의 1년 무역흑자를 재투자하기만 해도 인도의 교통 인프라 구축 자금 고민은 사라지게 된다.
중국과 인도의 지난해 교역액은 844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바노비치는 “양국 인구가 총 27억 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력 관계로 창출할 경제적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페이지가 열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