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23~27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0.65% 오른 2492.40포인트에 마감했다.
투자심리가 극과 극을 오간 한 주였다. 주 초반 지수는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한 여파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26일과 27일에는 남북정상회담 효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주간 외국인은 1조1658억 원, 기관투자자는 2924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조457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종목 상승세…퍼스텍 33%↑ =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던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는 상승률 상위 종목에 남북 화해 무드와 관련된 종목이 여전히 많았다.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으로 시장의 흐름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워졌던 만큼 외부 이슈에 대한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더욱 높았던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TV용 SMPS(전원 공급장치) 제조사인 유양디앤유였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직전 주말 9020원에서 1만2000원으로 1주일간 33.04% 올랐다. 유양디앤유가 최대 주주로 있는바이오기업 지트리비앤티가 26일 종속회사인 리젠트리의 지분 61.5%를 197억 원에 취득하기로 하면서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 관련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 방위사업체인 퍼스텍이 32.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남북정상회담이 긍정적 성과를 내자 시장에서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작업 가능성이 언급됐고, 이에 퍼스텍에 매수세가 몰린 흐름이다. 이 회사는 국방연구원 등과 함께 지뢰 제거 로봇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일성건설의 주가도 28.26% 올랐다. 일성건설은 과거 통일교 재단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DMZ세계평화공원 건설 관련 수혜 종목으로 거론된 이력이 있다.
수산중공업과 부산산업 또한 남북 화해 분위기를 발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암반 파쇄장비인 유압브레이커 시장 국내 1위 기업인 수산중공업은 북한 내 광물자원 개발 수혜 종목으로 꼽히며 15.99% 상승했다. 부산산업은 남북 철도 연결사업 관련 종목으로 지목되며 15.74% 올랐다. 부산산업의 자회사 태명실업은 국내 철도 침목 시장의 독ㆍ과점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건설 수혜주를 찾으려는 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했던 가운데 아스팔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국석유의 주가도 14.36% 올랐다. 한국석유에서 생산하는 아스팔트, 방수시트 제품은 주로 건설산업에서 사용된다. 이 가운데 블론아스팔트는 국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시장에서는 중국의 폐지 수입 규제 여파로 호황을 맞은 골판지 업체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골판지 업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신대양제지는 주가가 22.79% 올랐고,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 태림포장의 주가도 15.65% 상승했다. 택배 시장의 성장으로 골판지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원재료가 되는 폐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미리 오른 대북 관련주는 차익실현으로 반락 = 지난주 하락률 상위 종목도 대부분 대북 관련주였다. 남북정상회담이 다가오자 이슈 초기부터 매수세가 몰렸던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종목은 이른바 ‘대북 송전주’로 꼽히는 선도전기였다. 이 회사의 주가는 전주 대비 27.28% 하락했다. 이와 함께 △광명전기(-17.65%) △대원전선(-15.69%) △남광토건(-17.17%) △인디에프(15.53%) △국동(-13.13%) 등 대북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실적 부진에 급락한 곳도 있었다. LG이노텍의 경우 24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8% 급감한 168억 원을 기록하면서 한 주간 12.08% 하락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S&T모티브 또한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한국지엠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추정치)를 크게 밑돌면서 주가가 전주 대비 18.0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