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역습…애플의 샤잠 인수 승인 지연

입력 2018-04-24 08:52 수정 2018-04-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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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타거 EU 집행위원 “애플의 샤잠 인수는 소비자 선택권 줄일 것”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3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3월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애플의 샤잠 인수 승인을 지연했다. 음악 인식 서비스 샤잠을 인수키로 한 애플을 대상으로 EU 집행위원회(EC)가 심층 조사에 착수했다고 23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EC는 애플의 샤잠 인수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하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EC는 성명을 통해 “애플의 샤잠 인수로 이용자들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며 “EU가 정한 인수 규정에 따라 애플의 샤잠 인수 건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사 기한은 오는 9월 4일까지”라고 밝혀 애플의 샤잠 인수 승인이 최소 4개월간 지연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럽인이 늘어나면서 음악을 듣는 방식이 몇 년 동안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매력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애플의 샤잠 인수로 선택의 폭이 좁아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우리가 소유한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경쟁사의 고객을 직접 타깃으로 삼아 애플뮤직의 고객으로 전환하게 할 수 있다”며 “즉 경쟁사들은 서비스 경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EC의 발표에 애플은 반응을 내놓지 않았고 샤잠은 “우리를 품을 집으로 애플보다 더 좋은 집을 상상할 수 없다”며 조속한 승인을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애플은 휴대전화 기반 노래 찾기 앱 샤잠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샤잠은 1999년 설립돼 2016년 기준으로 앱 다운로드 횟수가 10억 회를 돌파했다. 구체적인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수 협상 소식을 처음으로 보도한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인수 가격이 4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지난 2월 오스트리아 프랑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등 7개국의 요청에 따라 EC는 샤잠 인수가 유럽 내 시장 경쟁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하게 됐다.

EU가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점점 엄격히 하는 추세여서 이번 조사가 애플의 서비스 부문 사업 확대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EC는 페이스북과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순이익이 아닌 매출의 3%를 과세하는 디지털세 도입을 제안했다. 이달 들어서는 소셜미디어 업체의 개인 정보 유출에 관해 깊이 있는 조사를 예고했다. EU 사생활 침해 감시기구는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유출 사례를 들며 “업체가 단순히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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