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히스 타버트 미국 재무부 국제시장·투자정책 담당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재무부가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미국 대통령이 ‘불량 정권’ 혹은 테러 집단 등에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법이다. IEEPA는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에 대응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제재 대상국과의 거래를 차단하고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IEEPA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와 로봇공학 등 민감한 기술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할 수 있다.
IEEPA 발동은 이전에도 보도됐으나 이번에는 행정부가 직접 발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타버트 차관보는 이러한 노력이 통상법 301조를 통한 지식재산권 문제 해결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에 최대 1500억 달러(약 161조 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이 이에 반발하면서 최근 두 국가 간의 잠재적인 무역 전쟁으로 번졌다.
타버트 차관보는 중국 투자를 억제하는 방안으로 해외 자본 심사를 맡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제안할지 또는 IEEPA를 이용할지 묻는 말에 “우리는 두 가지 문제를 검토하는 재무부 내 별도의 부서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재무부는 CFIUS가 시행하고 있는 ‘국가 안보 제한’을 넘어서는 새로운 투자제한도 계획하고 있다.
FT는 CFIUS 개정은 IBM과 제너럴일렉트릭(GE)을 비롯한 주요 기업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해외 투자에 대한 제한 조치가 너무 광범위하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