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필립모리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5.58% 폭락했다. 이날 필립모리스가 발표한 2018년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영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필립모리스의 1분기 매출은 69억 달러(약 7조3671억 원)를 기록해 팩트셋 예상치인 7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필립모리스는 1분기의 제품 출하량이 전년 대비 5.3%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전통적으로 사업이 잘 유지됐던 시장에서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담배 대기업인 브리티스아메리칸타바코(BAT)와 임페리얼브랜즈의 주가도 이날 각각 5.4%, 2.9% 하락했다.
담배 산업은 선진국에서 꾸준히 흡연율이 감소하면서 위협을 받고 있다. 업계는 담배 가격 인상으로 돌파구를 모색했고, 궐련형 전자담배 등을 개발하며 대안을 모색해왔다. 필립모리스도 2016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일반 담배보다 독성 물질을 덜 흡입하기 때문에 건강에 덜 해롭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식품의약국(FDA)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해 지난 1월 기존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정했다. 필립모리스는 FDA의 재심을 기다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부문에서 실망스러운 매출을 기록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가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전 분기보다 3%포인트 상승해 전체 성장률의 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틴 킹 필립모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아이코스 기기 판매가 기대치에 미치지는 못했다”고 인정해다.
오타와대학의 데이비드 스워노 건강정책윤리센터 자문 위원은 “담배 판매가 주요 시장에서 전에 없던 속도로 줄고 있다”고 밝혔다. 킹 CFO는 일본의 담배 시장이 고령화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얼리 어답터들을 상대로 한 판매에는 성과를 냈다”며 “이제는 일본 전체 성인 흡연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50대 이상의 흡연자들은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수적인 흡연자들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다루기 위한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등을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