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플루트 레슨을 진행하는 학생들의 부모들은 항상 말한다. “우리 아이는 이걸로 전공할 거 아니에요.”
아이의 취미로 악기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아이의 취미는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 엄마나 아빠가 만들어 내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취미라는 것은 무엇일까. 특히 학생들에게 말이다. 그건 일종의 즐거운 놀이가 아닐까.
악기를 전공한 나도 취미 생활로 시작했다. 어렸을 적 ‘방과 후 1인 악기’를 시작으로 악기를 접한 나는 점차 플루트를 연주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플루티스트가 됐다. 내가 좋아서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진행하는 수업 시간에 보면 즐겁게 시작하는 아이는 10명 중 1명이나 될까 모르겠다.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즐거운 수업을 만들기 위해선 아이와 나 모두에게 많은 인내와 기다림이 요구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연주하는 순간이 놀이와 같을 수 있도록 때로는 악보를 먹을 것으로 대신해 이론 수업의 집중력을 높이기도 한다. 그럴 때면 아이들은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즐거워한다.
“취미가 뭐예요?”라고 물었을 때, “플루트 부는 게 제 취미예요”라는 대답이 나오도록 즐거운 수업 시간을 만들고 싶다. 이 시간이 또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드는 것이 내가 수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악기 연주에 더 즐거운 취미를 가질 수 있도록 나 역시 즐거운 선생님이 되고 싶다.
대학 시절 용돈벌이로 시작한 레슨이었다. 하지만 끈기와 인내력을 요구하는 학생 수업을 하며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과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악기를 가르쳐 주고 그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스스로를 보게 돼 지금까지 오게 됐다.
음악과 플루트가 즐겁게 내게 다가왔듯이 또 다른 아이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하는 ‘취미’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