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전문기업 천호식품이 지난해 ‘가짜 홍삼’ 파문과 오너 리스크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반토막 났다. 이에 천호식품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사명도 ‘천호엔케어’로 바꾸는 등 기존 천호식품의 색깔을 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천호엔케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341억 원으로 전년의 718억 원 대비 52.4%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118억 원의 적자를 내며 적자 폭이 21억 원에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순손실 역시 전년 15억 원에서 작년에 93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천호엔케어는 지난해 초 가짜 홍삼액을 ‘100% 홍삼 농축액’이라고 속여 팔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천호엔케어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원료로 제품을 제조·판매한 사실을 확인, 해당 제품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 조치했다.
천호엔케어는 고의로 속여 가짜 홍삼액을 팔았다는 지적에 정면 반박하기도 했지만 김영식 전 회장의 ‘촛불’ 폄하 발언 이후 터진 악재로 SNS상에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가짜 홍삼 논란에 앞서 김 전 회장은 2016년 11월 자신의 카페에 “뉴스가 보기 싫어졌다. 촛불시위, 데모, 옛날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촛불 집회 비하 발언을 해 오너 리스크를 자초했다.
연이어 터진 악재에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영업활동 현금 흐름도 급격히 악화했다. 2016년에도 영업손실이 있었지만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18억 원 발생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이 계정이 63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가짜 홍삼 파문 이후 창업주인 김 전 회장은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내려놨으며 이어 201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온 김 전 회장의 아들 김지안 대표도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천호엔케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에서 파견한 박창환 이사가 잠시 대표직을 맡아 오다 아워홈 출신 전문 경영인 이승우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올해 3월 사명과 CI를 변경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천호엔케어는 2020년까지 매출 202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마트, 편의점 등 기본 유통 채널을 확보해 소비자들의 구매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