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최근 미국 물가지표는 연준 위원들의 관측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해 3개월째 1.8% 상승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이는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지난달 20~21일 열린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은 최근 몇 개월 동안 경제 전망이 강화함에 따라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게 적절하다고 합의했다. 낮은 실업률도 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6개월 동안 4.1%를 유지하며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경제가 향후 수년간 지속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 빠르게 성장하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연준 위원들은 “과열된 경제는 상당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초래하거나 재정적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감세 정책이 성장세를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일부 연준 위원은 앞으로 수년간 금리 인상 경로를 기존 예상보다 약간 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12년 12월 이후 연준이 6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는 역사적인 표준에 근거했을 때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 시나리오를 유지했으나 연준 위원 15명 중 거의 절반인 7명은 연 4회를 예상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전망을 향후 달라질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연준은 점진적으로 속도를 늦추거나 점진적으로 속도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에 시동을 걸고 있어 금리인상 시나리오에 새로운 장벽이 나타날 전망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감세 정책과 무역 전쟁의 가능성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전망을 불확실하게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록은 “연준 의원 다수가 무역 전쟁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며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다음 FOMC는 내달 1~2일 열린다. 시장은 연준의 다음 금리인상 시점을 오는 6월 12~13일 열리는 FOMC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