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의 왁자地껄] 지방선거와 부동산 시장

입력 2018-04-09 10:00 수정 2018-04-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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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차장

6·13 지방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마다 온도차는 있지만 유력 후보들이 연일 출사표를 던지며 선거 분위기도 슬슬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여느 선거철과 마찬가지로 부동산·개발 공약도 고개를 들며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제껏 당선을 위해 무리한 공약을 내놓고 당선 후에는 이를 위해 혈세를 쏟아붓는 악순환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 나온 후보들이 내놓은 지역개발 공약만 하더라도 신공항 건설, 도로·철도 등 교통인프라 확충 등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부터 신도시 및 주거단지 조성, 관광인프라 개발, 산업특화단지 조성, 역세권 개발 등 지역 밀착형까지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수요 억제 차원의 규제 정책을 펴고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쓰이는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감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국민의식이 많이 성숙해지며 과거의 지역과 정당만 쫓던 선거에서 벗어나 정책을 검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내놓는 지역개발 공약들은 과거 선거 때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재원 조달이나 지역별 이해관계 해결,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마저도 재탕 삼탕이 많고 허울뿐인 말잔치에 불과한 경우도 적지 않다.

여러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은 부동산·개발정책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내놓고 있다. 이는 시민들이 자신의 재산과 직결된 문제다 보니 어느 공약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 2006년, 2010년에 치러진 지방선거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자산 가치를 상승시켜준다는 개발공약을 외면하는 유권자가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지난 2002년에도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뉴타운 건설과 청계천 복원 등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내세워 재미를 봤다. 당시 한해 동안 서울 집값이 22.5%나 올랐다. 그 뒤 2006년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오세훈 전 시장도 재개발 및 뉴타운 공약을 통째로 물려받았고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며 이 계획은 대거 수정.보류 됐다.

이런 예들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선거전이 가열될수록 이런 개발 정책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물론 지역 발전과 주민생활 편의를 위한 개발 공약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지역개발 사업이 실행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은 높아지고 생활의 편의성은 향상된다. 또 개발에 따른 수혜를 누려 땅이나 주택, 건물 등 부동산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 때 나온 지역개발 공약이 이행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때문에 이 같은 공약은 무엇보다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 지역의 미래와 흥망성쇠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여러 비판에도 이런 정책들을 내놓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유권자들의 혜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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