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상장폐지의 계절이 돌아왔다.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외부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데드라인’(이달 23일)을 넘기면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윤곽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외부감사인의 검토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모두 16개사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수성, 우성아이비, 파티게임즈, C&S자산관리, 스틸플라워 등 14개 기업이 퇴출 대상 명단에 들었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성지건설과 세화아이엠씨 2개사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의견거절’은 외부감사인이 낼 수 있는 네 가지 의견(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회계법인이 충분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판단이 불가능하거나 회계기준을 위반한 경우, 그리고 기업이 계속 운영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경우에 내려진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모두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은 곧바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의견거절을 받았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상장폐지 사유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영업일 이내에 외부감사인과 재감사 계약을 체결한 뒤, 거래소에 이의신청하면 기업심사위원회를 거쳐 상장폐지를 면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거래소에 이의신청했거나 이의신청 계획을 밝힌 곳은 △수성 △에프티이엔이 △감마누 △넥스지 △우성아이비 △성지건설 등 6곳이다.
한편,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거래소 공시시스템을 보면 현재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장사는 총 20곳이다. 이들 기업은 다음 달 2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첨부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또 이후에도 10일 이내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특히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가운데 △레이젠 △모다 △제이스테판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는 시장 풍문으로 조회공시 요구와 함께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사보고서를 제때 내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이런 경우 여러 가지 이유에서 회사가 감사인에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