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WTO 산하 상품교역위원회에서 장샹천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부 부대표는 “미국의 최근 움직임은 근본적으로 WTO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넓은 바다에서 배가 전복되면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며 “우리는 누군가 보트를 파괴하도록 지켜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WTO는 배를 전복시키려는 대상을 포위한 동시에 무기를 들고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날 WTO에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WTO에 2건의 예비 문서를 내고 안보를 이유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중국은 만약 미국이 굽히지 않는다면 WTO의 공식 분쟁 절차를 밟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조치를 문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피터슨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에 수출되는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6억8900만 달러(약 7403억9940만 원) 어치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이날 유럽연합(EU)은 유럽으로 들어오는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이 수입 철강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책이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 접근이 제한된 제품들이 EU 시장에 더 많이 수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한국과 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을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에서 유예하기로 했다. 한국은 2015~2017년 3년간 연평균 대미 철강 수출량의 30%를 감축하기로 동의한 뒤 관세 대상에서 면제받았다. 일본은 면제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일본철강연맹의 신도 고세이 회장은 “우리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무역 협상 카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