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엑소더스’?…집값 고공행진·세금에 질린 주민, 탈주 시작

입력 2018-03-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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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8000명 주민 캘리포니아 떠나…집값, 미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비싸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한 주택 앞에 집을 판다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블룸버그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한 주택 앞에 집을 판다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블룸버그
캘리포니아 ‘엑소더스(대탈주)’가 시작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변으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비싼 집값과 높은 세금에 질린 주민이 캘리포니아를 떠나 네바다와 애리조나, 텍사스 등으로 향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통계국의 집계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2개월간 캘리포니아 인구는 약 13만8000명 순감소했다. 반면 텍사스는 인구가 7만9000명 이상, 애리조나는 6만3000여 명, 네바다는 3만8000명 이상 각각 증가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이사하는 것을 고려하는 한 캘리포니아 주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어디에도 캘리포니아보다 날씨가 좋은 곳은 없다”며 “그러나 여기에서 집을 임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며 세금도 매우 높다. 적어도 네바다에서는 지방소득세가 없어 살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씁쓸한 심경을 토로했다.

크리스토퍼 손버그 비컨이코노믹스 공동 설립자는 “주택이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주원인”이라며 “주택재고가 한정된 가운데 종종 집을 확보하려는 전쟁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지난해 10월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캘리포니아 주민은 가장 큰 문제로 집값을 포함한 높은 생활비를 꼽았다. 또 주민의 절반 이상이 종전보다 40% 인상한 유류세 제도 폐지를 원했다.

라스베이거스부동산협회의 크리스토퍼 비숍 회장은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캘리포니아의 높은 집값에 라스베이거스에 집을 구하고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며 “현지 고용시장과 산업이 성장하는 것도 라스베이거스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다. 이곳은 더는 카지노만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줌퍼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비싼 임대시장 10곳 중 5곳이 캘리포니아에 몰려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뉴욕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비싼 임대시장에 올랐으며 새너제이가 3위, LA가 6위를 각각 기록했다. 오클랜드와 샌디에이고도 톱10에 들었다.

LA에서 원룸 아파트 임대료 중간값은 2249달러(약 240만 원), 샌프란시스코는 3400달러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반면 라스베이거스는 임대료가 925달러, 애리조나 주도 피닉스는 945달러에 불과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기존주택 판매가 중간값은 55만990달러로, 전미 평균인 24만7800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캘리포니아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해 유류세를 종전보다 40% 인상했다. 공화당 소속의 데빈 누네스 하원의원은 지난주 트위터에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세율이 높아서 사람들이 살 수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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