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를 앞세운 자동차 산업의 새 패러다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질세라 1세기 넘게 다져온 내연기관의 발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솔린 엔진은 대량생산 노하우와 값싼 원가를 앞세워 여전히 차 산업을 장악 중이다. 디젤 대비 원가가 낮아 여전히 신흥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디젤 엔진은 특유의 펀치력과 폭발적인 힘, 뛰어난 연비를 바탕으로 막강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전기차는 궁극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며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가솔린과 디젤, 전기차를 모두 고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류 역사상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공존을 경험하는, 최초이자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한국 땅을 달리고 있는, 효율성을 끌어올린 가솔린과 디젤·전기차의 3색 매력을 본지 기자들이 직접 살폈다.<편집자 주>
누가 뭐라 해도 국민차는 현대자동차 ‘아반떼’다. 국내 판매량이 모든 걸 말해 준다. 아반떼만큼은 아니지만 기아자동차 K3도 동급에서 잘 팔리는 차다. 상품성이 대폭 개선된 ‘리틀 스팅어’인 ‘올 뉴 K3’가 출시돼 준준형 시장의 지형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아반떼AD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2030 세대가 첫 차를 구매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차급은 준준형이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선택지가 다르지만 많은 이들이 현대차 ‘아반떼’를 알아본다. ‘가성비’가 좋고 무난해서다. 실제로 아반떼는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진화를 거듭해왔다. 상품성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올 뉴 K3’는 아반떼의 아성에 도전장을 제대로 내밀었다.
최근 ‘올 뉴 K3’ 노블레스 트림의 풀옵션차를 타고 서울 강서구에서 경기 김포까지 왕복 170㎞를 주행해 봤다. 차를 탈 때 여러 가지를 살펴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엑셀을 밟을 때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올 뉴 K3’의 첫 느낌은 ‘잘 나간다’였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 GDI(가솔린 직분사) 엔진에서 벗어나 MPI 기반으로 동력계를 꾸민 것이다. 이로 인해 출력은 이전에 비해 17마력(140마력→123마력) 줄었다. 다만 기아차는 중저속 출력이나 반응성 등을 보완해 성능 저하에 따른 주행감각을 보전했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리틀 스팅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정말 잘 빠졌다. 일단 헤드램프 형상이나 범퍼의 공기흡입구 모양 등이 눈에 들어온다. X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은 날렵함을 더한다. 비율적으로 보면 낮은 노즈, 높은 엉덩이, 롱 휠베이스, 쇼트 오버행 등이 특징이다. 실내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전체적으로 아반떼와 큰 차이는 없지만, 대시보드를 최대한 낮춰 시야를 더 보장했다. 센터페시아 조작 버튼도 깔끔하게 정리됐다. 차 가격에 비해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준다.
각종 편의사양은 차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소비자 최선호 사양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량감지) △운전자 주의 경고(DAW)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후측방 충돌 경고(BCW) 등을 적용해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AI 기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인 ‘카카오 I(아이)’를 적용했고, 급속충전 USB 단자,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도 탑재했다. 없어도 그만이지만, 있으면 좋은 게 사실이다. 어쨌든 ‘올 뉴 K3’ 출시로 인해 준준형의 기준이 한층 더 올라갔다.
준준형 시장에는 절대 강자 아반떼AD가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동급 시장 정복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지금 당장 아반떼AD와 올 뉴 K3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올 뉴 K3를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기본기에 충실한 차다. 다만 아반떼AD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