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업계, 소재 확보·차세대 소재 개발 총력

입력 2018-03-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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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업계가 배터리 기초소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초소재 생산업체를 인수합병(M&A)하거나 광산 지분 참여 등으로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거나 차세대 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광물을 채굴하는 콩고 광산기업 소미카(Somika SPRL)와 코발트 장기 계약 체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발트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 기반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로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이 콩고에서 수출된다.

포스코와 삼성SDI도 함께 꾸린 컨소시엄이 9일(현지시간)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이 주관하는 리튬 프로젝트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칠레 생산진흥청은 두 차례의 심사를 통해 삼성SDI-포스코 컨소시엄을 비롯한 중국 푸린, 칠레 몰리멧 3개사를 리튬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삼성SDI와 포스코는 575억 원을 투자해 칠레 북부에 위치한 메히요네스에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법인은 칠레 정부로부터 리튬을 공급받아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양극재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NCM(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SDI와 포스코는 시장 상황에 따라 향후 칠레에 추가 생산라인을 건설해 양극재 생산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포스코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올해 초 포스코는 세계 최대 코발트 기업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 계약을 맺고 2020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연간 4600톤 규모의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호주 광산업체 필바라와 연간 최대 24만 톤 규모 리튬정광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2020년 연산 3만 톤 규모 리튬 생산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포스코 계열사인 2차전지 양극재 제조사인 포스코ESM은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2차전지용 양극재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회사는 올해 10월 말까지 149억5000만 원을 투자해 양극재 생산을 위한 소성로 등 부대설비를 확충한다. 신규 라인은 내년 초 가동 예정이다. 그룹 계열사이자 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켐텍은 최근 6·7호기 생산라인을 새로 가동,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2배인 1만6000톤으로 늘렸다.

삼성SDI도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 중의 하나인 코발트 비중을 대폭 줄이고 니켈 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배터리의 코발트 비중은 20%를 상회하지만 하이니켈 배터리는 10%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최근에는 기술 개발을 통해 니켈 비중을 90% 이상 높였으며, 코발트 비중은 5%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SDI는 폐휴대폰을 수거해 코발트 등 주요 소재를 재활용하는 ‘자원재생 사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G화학은 10억 원을 투자해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고려아연의 자회사)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2018년 중순부터 황산니켈을 우선 공급받게 된다. 또한 조인트벤처(JV) 설립 등도 고려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열린 LG화학 기자간담회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을 갖고 있는 회사들과의 협력이나 JV 등을 통한 몇 년간의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M)’와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장기 구매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 기반을 마련했다. 계약 기간은 7년으로, 6년 더 연장 가능하다. 이번 계약으로 SK이노베이션은 2020년부터 매년 호주 퀸즐랜드 스코니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되는 황산코발트 1만2000톤과 황산니켈 6만 톤을 공급받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구매 물량이 배터리 사업 필요 물량의 90%에 달하며, 추가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생산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새로운 배터리 소재의 원천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충전용량은 45% 많고 충전속도는 5배나 빠른 새로운 배터리 소재의 원천 기술인 ‘ 차세대 배터리 소재 그래핀 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배터리는 고속 충전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완전 충전에 1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그래핀 볼 소재를 사용한 배터리는 12분이면 완전히 충전할 수 있었다. 또 전기차용 배터리가 요구하는 온도 기준인 섭씨 60도까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와 이정용 명예교수(전 기초과학연구원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 공동 연구팀이 리튬 기반 2차전지 음극 재료에 비해 저렴하고 수명이 긴 나트륨 기반 이온 전지용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2차전지 음극 재료 대비 수명이 1.5배 길고 가격은 약 40% 저렴한 나트륨 이온전지용 음극 소재 개발을 통해 나트륨 이온전지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로 나트륨 이온전지가 상용화되면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나트륨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배터리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휴대폰, 전기자동차, 노트북 등의 단가를 3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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