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IPO가 1년 연기됐다.
사우디 아람코는 당초 올해 IPO를 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2019년으로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영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영국 런던은 아람코 IPO를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아람코의 해외증시 상장은 일러도 2019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아람코 기업가치가 2조 달러(약 2130조 원)는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주간사들이 이 수치를 맞추는 것에 고전하는 것이 IPO 연기의 주원인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주 영국을 방문해 아람코 해외 IPO를 논의한다. 그는 자신이 주도하는 경제 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계 최대 석유생산회사인 아람코 지분 5%를 상장하려 한다.
애초 사우디는 올해 말 리야드의 타다울거래소에서 아람코 IPO를 실시하는 한편 해외증시에도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영국 관리들은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를 해외에 상장하기로 결정했다면 국내외 상장이 같은 시기에 일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그 시기는 2019년 1분기나 2분기로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런던과 홍콩, 뉴욕증시가 아람코 IPO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 정부 내에서도 어디에 상장할지 의견이 분분하다고 FT는 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뉴욕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달 현지를 방문해 미국 증권당국으로부터 상장에 필요한 규제적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장관들과 아람코 임원들은 런던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뉴욕증시에 상장하면 소송이나 각종 의무사항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아람코는 이런 리스크에 직면하기에는 너무 크고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왕실과 가까운 은행가들은 아람코가 홍콩에 상장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중국의 ‘초석 투자자(Cornerstone Investor)’들이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런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IPO에 필요한 예비작업을 올해 하반기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전에 IPO 준비는 이미 끝났으며 정부의 최종 결정만이 남았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후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