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삼성’ 브랜드 지우기 수순

입력 2018-03-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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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미디어르노)
(사진제공=미디어르노)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삼성’ 이름표가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9일 르노삼성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이 ‘삼성’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르노’ 자체 브랜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르노삼성은 올해 르노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사진>를 선보인다. 이 차에는 르노삼성의 ‘태풍’ 모양 앰블럼 대신 르노의 마름모 엠블럼을 사용한다. 100% 현지 수입인 만큼, 나아가 폭스바겐 골프에 맞선 르노의 상징적 모델인 만큼 르노의 이미지를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을 두고 르노삼성이 삼성을 버리고 점진적으로 르노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졌다.

르노삼성은 2000년 삼성자동차 지분 80.1%를 인수한 프랑스 르노가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 19.9%는 삼성(삼성카드)이 쥐고 있다. 삼성은 르노삼성차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은 채 르노의 요청에 따라 삼성자동차가 사용해 오던 엠블럼과 삼성 브랜드를 장기 임대 형식으로 빌려주며 관계를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오는 2020년까지 삼성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2대 주주인 삼성카드는 보유 지분만큼의 배당금도 챙기고 있다. 삼성이라는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르노삼성 연매출의 0.8% 수준의 로열티도 받는다. 지난해 기준 6조 원 대의 매출에 따라 약 480억 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았다.

르노삼성의 르노 전환은 2009년부터 제기돼 왔다. 닛산 라인업을 바탕으로 SM5와 SM3 등을 출시했던 르노삼성은 2009년 3세대 SM5를 시작으로 르노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2013년 주거래 은행도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연을 맺어온 우리은행 대신 KB국민은행으로 바꿨다.

대기업집단이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 일은 이례적이다.

나아가 2012년 국내에 소개한 SM3 Z.E.의 배터리도 삼성SDI가 아닌 LG화학 제품을 쓰면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차가 2대 주주인 삼성카드의 모기업 ‘삼성’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반면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르노삼성이라는 회사 이름을 계속 영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현재 브랜드 라인업 명칭이 삼성자동차를 뜻하는 SM을 쓰고 있는 만큼 브랜드 자체를 변경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과거 GM대우가 하루 아침에 쉐보레로 전환된 것과 궤가 다르다”며 “르노삼성과 르노 두 가지 전략을 이어가다 차츰 르노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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