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제일은행, 올해도 1000억 고배당 논란

입력 2018-03-09 10:39 수정 2018-03-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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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이 올해도 이익금의 절반 가까이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등 국내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배당성향을 보일 전망이다. 외국계 은행들이 대주주가 있는 본국으로 배당금을 전액 송금해 국내 투자에는 관심이 없고 이익 빼가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또 다시 제기된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9)이 적용되는 만큼 고배당 자제를 요청한 상태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외국계인 씨티은행(938억 원)과 SC제일은행(930억 원)은 올해도 배당금 전액을 해외주주인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에 송금할 전망이다. 최근 SC제일은행은 올해 배당성향을 지난해(35.78%)보다 높이기로 결정하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씨티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한 주당 295원, 우선주 한 주당 34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938억9133만 원이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377억 원으로 2016년 전체 당기순이익을 이미 넘어섰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9%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산정할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00억 원 가량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준의 배당성향을 적용하면 930억 원의 배당금이 산출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당성향을 높이기로 결정한 만큼 배당금은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SC제일은행은 30일 지난해 결산실적과 함께 배당금을 발표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0억 원에 가까운 배당을 결정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82억 원(잠정치)으로, 주주 배당 성향은 35% 정도다. 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이 100% 출자한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COIC)이 99.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배당금은 사실상 전액 해외로 보내진다.

문제는 지난해 대규모 점포 통폐합에 따른 논란이 일자,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배당 유보’를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고배당을 놓고 ‘말바꾸기’라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소비자 상대 영업점을 126개에서 36개로 대폭 줄였다. 이 과정에선 노조 중심으로 논란이 일자 박진회 은행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한국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며 “이를 위해 2017년 사업연도의 이익배당을 유보하기로 건의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그룹은 주주가치 제고 및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위해 자본비율이 양호한 국가에 대해 이에 상응하는 배당을 실행하고 있다"며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배당 후에도 BIS 자기자본비율은 국내은행과는 견줄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소비자금융의 영업모델 변경을 위해 큰 폭의 영업점 통폐합 및 직원재배치 등을 실행, 이에 따른 다수의 민원 발생 우려, 영업 위축, 실적 부진 등을 대비해 배당을 유보하는 방안도 고려했다"며 "그러나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를 바탕으로 영업점 통폐합관련 감독원 민원이 전혀 없었고, 외형 위축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적도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여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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