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탓에 비자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인도 IT 인재들의 ‘아메리칸 드림’은 악몽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이 전문직 종사자에게 주는 H1-B비자 발급요건을 강화한 탓에 인도 출신 IT 인재들이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길이 좁아졌다. 이 비자의 약 70%는 인도인에게 지급된다. IT분야는 비자 규제 강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꼽힌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인도의 IT 산업은 오히려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인도의 IT서비스 산업은 풍부한 소프트웨어 기술 인력과 인도 정부의 지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ET는 최근 인도 IT산업이 시장과 고객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IT업계는 AI에 혁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텔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에 대한 인도 기업의 지출은 향후 18개월 동안 8~11% 증가할 전망이다.
인텔은 “최근 인도 기업들은 빠르게 AI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2019년 중반에는 이 기술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은 AI와 인지 시스템에 대한 전 세계의 지출이 2021년까지 576억 달러(약 61조9660억 원)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1560억 달러 규모의 인도 IT산업은 2019회계연도에 9%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기술 사용 및 고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도 IT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IT업계는 새로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채택하고 운영 효율성에 중점을 두며 개선에 나섰다. 자동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도 재조정했다. 인도 2위 IT서비스 업체 인포시스와 코그니전트, 테크 마힌드라 등 거대 IT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인도 IT기업들은 고도의 연결성과 디지털에 적합한 구조 덕분에 전 세계에서 기회를 잡고 있다. 인도 정부의 ‘디지털 인디아’ 정책도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된다. ET는 인도 IT기업의 독특한 접근방식과 강력한 기술 수준으로 인해 거의 모든 기관 및 공공사업에서 획기적인 방안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어려움은 남아 있다. 미국 기업의 요청이나 프로젝트를 위해 인도 IT기업 직원이 미국으로 가는 일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벵갈루루의 한 신생기업 창업자는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비용이 늘고 서류 절차가 복잡해질 것”이라면서 “이는 레드테이프(불필요한 형식절차)를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