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관세 폭탄 땐 현대차에도 ‘나비효과’

입력 2018-03-07 10:02 수정 2018-03-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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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철강 관세가 현실화되면 현대자동차도 유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 내 생산하는 자동차에 조달할 강판 가격의 인상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현지공장에서 쓰는 도금강판 물량 중 절반 가량을 현대제철로부터 조달받고 있다. 도금강판은 자동차를 만들 때 차체에 80% 이상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다. 도금강판 구입 비용은 생산 원가의 10~15% 가량을 차지한다. 때문에 도금강판의 가격 변화가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자동차 강판에 대한 반덤핑 과세다. 미국이 현대제철이 수출하고 있는 도금강판에 대해 47.8%라는 고율의 과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천명한 수입 철강 25% 관세 부과가 확정되면, 현대제철은 미국향 도금강판에 약 73.8%의 관세를 지불해야 할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도금강판뿐 아니라 자동차 소재로 쓰이는 냉연과 열연에도 각각 38.22%, 13.38%의 세율을 물고 있다. 25%의 추가 세율이 부과되면 각각 63.22%, 38.38%의 관세를 내야한다.

이에 따라 미국 강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원자재인 강판 가격 인상은 곧 자동차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대차는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의 자동차 강판 업체를 물색할 것으로 보이지만, 충분한 대안은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폭탄이 확정되면 미국으로 유입되는 수입 철강 물량이 적어진다”며 “미국 내 철강 물량이 적어지니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생산하는 강판 가격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의 ‘나비효과’로 현대차를 포함한 미국 진출 브랜드의 자동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자동차 가격 상승의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안게 돼, 소비자 구매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현대차는 그간 미국 시장에서 문제가 됐던 신차 문제를 SUV 출시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미국 내 완성차 모든 브랜드가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고정비 등을 얼마나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세 폭탄 피해를 최소화할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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