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아수라장 반복되나... KT, 23일 주총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안' 논란

입력 2018-03-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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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욕설, 몸싸움으로 물의...올해도 재연 가능성 높아

주주총회를 2주일여 앞둔 KT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1년 전 주총장에서 일어난 고성과 몸싸움이 올해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개선안을 두고 사측과 새노조·시민단체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KT 주총을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두고 사측과 새노조·시민단체의 의견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측 의견 차가 심한 만큼 주총장에서 또다시 사측과 새노조의 충돌이 재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을 최종 확정하는 주주총회장은 폭력으로 얼룩졌다. 주총 내내 황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새노조의 고성이 이어져지면서 주총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1시간 가량 욕설과 몸싸움이 계속되면서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앞서 2016년에도 KT는 ‘방탄 주총’으로 물의를 빚었다. 당시 새노조와 시민단체를 막기위해 경찰 3개 중대 100여 명의 대규모 경비 인력을 동원한 바 있다.

전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실과 참여연대가 주최한 'KT 지배구조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얼마전 KT가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책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KT가 투명한 CEO 추천방식을 위해 개선책을 내놨지만 기존 담합 구조를 깨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KT는 지난 2일 회장 후보 선정 권한을 CEO추천위원회에서 이사회로 이관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종전에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를 심사·선정하고 이사회가 결정하는 구조였다. CEO추천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하고, 이사회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단 취지다.

하지만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KT가 내놓은 자구책이 이사회의 권한과 담합 구조를 강화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개편안은 안팎의 견제를 받지 않는 지금의 이사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장 선정 권한까지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KT 안팎의 신뢰받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 이사회 체제는 무의미 하다고 보고 노동자와 소비자를 이사회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개혁론도 나왔다.

이해관 KT 새노조 경영감시위원장은 "KT 이사회가 CEO 견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2014년 1월부터 2017년 9월 말까지 총 40번의 이사회를 진행, 모두 152건의 안건을 상정해 100% 찬성으로 가결했다"며 "담합적 이사회야말로 KT CEO 리스크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다. 사실상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셀프추천' 구조다.

CEO추천위원회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구성이 동일해 사실상 사외이사들이 회장 선임권을 가진다.

이 위원장은 "KT의 분산된 주주구성, 그나마 절반은 해외주주인 현실에서 이사회의 독단과 담합을 주주가 막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대안으로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과 소비자 대표의 이사회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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