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 다가오면서 극심한 추위는 사라졌지만, 봄나들이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기온이 올라가는 만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지름 10㎛ 이하의 먼지를 의미하며,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따뜻한 날씨를 여유롭게 만끽하기보다는 마스크를 쓰고 빠른 걸음을 걷는 모습이 더 익숙해진 지금이다.
날이 풀리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 공습에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고 있다. 봄철 관련 테마주들이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마크스 관련주들이 덕을 봤다. 올 들어 웰크론, 오공, 에프티이앤이, 케이엠 등 마스크를 제작하는 종목들이 수혜주로 꼽히며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웰크론은 이달 2일 기준 전일 대비 0.41% 오른 3655원에 마감하며 올 들어 15.7%의 오름세를 보였다. 아울러 오공, 에프티이앤이, 케이엠 등도 각각 올 초 대비 4.26%, 1.86%, 34.1% 올랐다.
미세먼지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 판매 및 필터 공급업체 등 관련 종목도 대표 수혜주로 떠올랐다.
환경성과지수(EPI)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이미 한국의 공기질은 180개국 중 80위권 수준으로 아시아에서 매우 나쁜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공기청정기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공기청정기는 가정 내에서 2~3대의 수요 형성이 기대되고 있는 등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상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세먼지로 지난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0%가량 늘어난 1조5000억 원 규모로 추정한다”면서 “판매량은 200만 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을 판매하는 위닉스의 주가는 이달 2일 전일 대비 5.07% 오른 1만8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32.7%나 상승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위닉스는 공기청정기 판매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이미 상반기에 연간 판매량의 두 배 이상을 달성했다”라고 분석했다.
위닉스 외에도 공기청정기 판매업체인 대유위니아, 에스피지, 성창오토텍도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31.7%, 58.7%, 39.1% 급등했다.
공기청정기 필터 제조업체인 크린앤사이언스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2일 전날 대비 2.88% 오른 1만9650원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올 들어 주가는 41.4% 상승했다.
자동차 및 산업용 여과지를 생산하는 크린앤사이언스는 전체 국내 자동차 여과지 시장에서 42%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필터 건물 및 시설 선축으로 기존 여과지를 기반으로 필터 생산 및 판매까지 확대했다. 한상웅 연구원은 “크린앤사이언스는 국내 1위 가전·산업 필터 제조 업체”라며 “국내 여과지와 공기청정기 필터 시장 점유율은 각각 42%와 70%”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주요 경쟁사가 제품에서 유해물질(OIT·1급발암물질) 검출로 사업을 철수해 이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기존 고객 물량이 확대됐다”면서 “신규 고객까지 유입되며 생산량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