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서 6463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투자 성사 시 채권단은 최대 2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금호타이어에 투입한다.
2일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주당 5000원, 총액 6463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채권단이 외부자본 유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가 성사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채권단의 지분은 23.1%로 줄어든다. 주요 투자조건으로는 현재 금호타이어 근로자의 3년 고용 보장까지 합의된 상태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방산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얻어야 하고 금호 측에서는 상표권 사용과 관련한 동의가 선행 조건이다. 더블스타는 채권단에 5년간 채권 만기 연장도 요구했다.
투자 성사 시 경영권이 이전된다는 점에서 지난해 추진한 구주 매각과 다르지 않은 사실상의 인수·합병(M&A)다. 투자 성사 시 더블스타가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은 3년간 매각 제한 조치를 받는다. 채권단 보유 지분은 5년간 묶여 더블스타는 5년 경과 또는 채권단의 자금회수(Exit) 시까지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거래의 가장 필수적인 조건은 노조의 자구안 합의다. 더블스타는 노조의 자구안 합의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딜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산은은 외부자본 유치가 어려워 질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고 노조를 압박해왔지만 해당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자율협약체제나 워크아웃 등 공동관리도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사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자율협약 체제 하에서 필요한 출자전환 규모는 7722억 원, 신규자금은 1조8000억 원이 든다. 워크아웃 시에는 출자전환 6579억 원, 신규자금 8400억 원이 든다. 공동관리 시 채권단 투입 자금만 1조5000억~1조8500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이 경우 신규 자금의 약 절반에 달하는 7500억 원이 국내가 아닌 중국 공장 부실을 해결하는 데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회생절차인 사전회생계획(프리패키지플랜·P플랜) 등 법정관리를 진행했을 때도 신규자금은 약 8000억 원이 필요해 채권단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 가치는 4600억 원 수준으로 청산가치(1조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법원 관리로 갈 경우 청산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다.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은 “단순히 유동성 공급으로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국공장 정상화 조치가 가능한 인수자에게 경영권을 넘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노조의 합의가 없으면 사실상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