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은 4억800만 대로 전년 동기보다 5.6% 줄었다. 판매량 감소는 200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15억 대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 상위 업체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3.6% 줄었으며 애플은 5.6%, 오포는 3.9% 감소했다. 상위 5위권 제조사 중 판매량이 증가한 기업은 단 두 곳으로 화웨이와 샤오미가 각각 7.6%, 79% 늘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고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스마트폰 시장이 10년간 성장해오며 대부분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보유해 신규 수요가 줄어들었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이 스마트폰 보유자의 교체 수요를 이끌지 못한 점도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안술 굽타 가트너 리서치 디렉터는 “4G 연결성과 고성능 카메라와 같은 기능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약간의 개선만이 이루어진 신제품은 사용자의 제품 교체를 유도하지 못했다”라면서 “기존 스마트폰 보유자의 교체주기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저가 스마트폰 제품의 부족으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속도가 느려졌다”고 말했다. FT는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면서 스마트폰 및 반도체 제조사들이 사물인터넷(IoT) 장치와 자율주행차 등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할 대체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트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해 1분기 판매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생산량 부족을 겪은 아이폰X(텐)의 물량이 확보돼 아이폰X 출시 이후 지연됐던 애플의 판매량 증가가 올해 1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올해 출시가 예정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후속 모델이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익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