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소비자들이 아이폰 대신 샤오미와 BBK일렉트로닉스의 오포와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업체들은 애플 아이폰과 직접 경쟁하는 고가의 스마트폰 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여전히 고가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능은 그대로이면서 가격은 아이폰X, 구형 아이폰 모델보다 저렴하다.
또 중국 업체들은 금속몸체와 지속성이 높은 배터리 등 하드웨어의 향상은 물론 더 좋은 셀카를 찍을 수 있는 특수한 카메라 등 아이폰에 없는 특징까지 첨가하면서 잠재적인 애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은 신흥 아시아 시장을 주력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아시아 시장 대부분은 통신업체들이 스마트폰 구입요금을 보조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소비자가 기기 가격을 전액 부담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200달러(약 21만3820원) 이하의 스마트폰이 주류인 시장이다. 약 1000달러 가격의 아이폰X은 물론 가장 가격이 저렴한 구형 아이폰 모델도 이 지역 소비자들이 사기에는 부담스럽다.
애플은 고가 정책을 펼친 결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난 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그러나 대부분 시장에서 점유율은 정체되거나 떨어졌다.
키란지트 카우르 IDC싱가포르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더는 초고가 스마트폰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 업체들은 이제 초고가 스마트폰과 경쟁할 수 있는 기능을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 업체 카나리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현재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약 8%로, 2015년의 13%에서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애플은 2013년 이후 계속 2% 미만을 유지하는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인도 출하는 지난해 4분기 이례적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카나리스는 지적했다.
2억6000만으로 동남아시아 최대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13년의 3%에서 1%로 떨어졌다. 필리핀과 태국에서도 하락 추세에 있으며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는 정체 상태에 있다.
한편 애플의 빈자리를 중국세가 채우고 있다. 인도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2015년의 3%에서 현재 19%로 급등했다. 대부분 저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점점 더 비싼 기기를 인도에 선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아이폰 대신 중국 오포의 스마트폰을 선택했다. 그는 “뛰어난 셀카 기능이 오포 제품을 선택한 주이유”라며 “오포의 F3는 그룹으로 셀카를 찍을 때 사진이 잘 나오게 하거나 얼굴을 보정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