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전년보다 12.1% 늘어난 5660억 달러(약 611조3932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은 전년보다 5.4% 증가한 약 2조3000억 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였으나 수입이 사상 최대인 약 2조9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무역 적자가 급증한 것은 미국 경제가 호전되면서 소비자들의 수입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마라 러블리 피터슨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의 적자 규모는 강력한 소비자 지출을 비롯해 미국 거시 경제 여건을 반영한다”면서 “지난해 무역 정책의 변화는 작았고 적자를 바꿀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2014년 이후 매년 늘었으나 지난해에는 적자 폭이 예년보다 더 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러한 통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거의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어서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힘든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확한 마감 기한을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적자를 오히려 보호무역 필요성의 근거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 행정부는 여전히 강경한 정책과 무역 협정 재협상, 새로운 협약 체결 등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지속 불가능한 것”으로 언급한 대중 무역 적자는 지난해 3752억 달러로 늘었다. 멕시코와의 무역 적자는 710억 달러로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단기간에 무역 적자 폭을 좁히지는 않을 것이고 설명했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국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가 언급되는 게 우려스럽다면서 “문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과 같은 보복 전략이 양국 간 교역과 투자 흐름을 막아 양국 경제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상품 무역 부문에서 8100억 달러의 적자를 냈으나 고부가가치 서비스 부문에서는 흑자를 유지했다. 지난해 서비스 부문 흑자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2440억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