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90원대로 올라서며 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장 초반 1098원을 뚫고 치솟던 분위기는 잦아들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4개월만에 1000원대를 회복했다.
미국발 안전자산선호 심리에 장초반 급등했지만 기다려왔던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쏟아졌고, 개인들의 거주자외화예금 매도 물량도 많았다. 주식시장에서 낙폭을 줄인 것도 한 몫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장분위기는 전적으로 미국 주식시장 흐름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오늘밤 한번더 셀오프(투매)가 나타난다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진정기미를 보인다면 1095원 이상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1096.6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초 1098.6원까지 치솟았다. 이 또한 작년 11월21일 1099.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저가는 1088.4원으로 장중변동폭은 10.2원에 달했다. 이는 2일(10.4원) 이후 가장 큰 변동폭이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3.03원 급등한 1002.6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8일 1005.97원 이후 최고치다. 상승폭도 지난해 9월4일 15.8원 상승 이후 5개월만에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94.2/1094.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6.4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8.44포인트(1.54%) 떨어진 2453.31을, 코스닥은 0.05포인트(0.01%) 하락한 858.17을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814억1700만원을 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3억100만원을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전일 미국에서 촉발된 리스크오프 심리가 원·달러 환율에도 반영됐다. 다만 수출업체들이 기다려왔던 레벨까지 오르면서 집중적으로 달러를 내다 팔았다. 개인도 거주자외화예금을 많이 판 것으로 보인다”며 “재료와 심리가 수급에 밀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 흐름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오늘밤 미국에서 셀오프가 나온다면 원·달러도 위쪽으로 시도해볼 수 있겠지만, 안정된다면 1095원 정도가 탑이 되겠다”고 평가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증시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장중 1098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는 장중 증시가 낙폭을 줄이고 오후장들어 달러도 반락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향성은 증시에 달렸다. 당분간 변동성은 있을 것 같다”면서도 “네고(달러매도)가 나오고 있어 1100원 부근에서는 저항이 확인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1.18엔(1.07%) 하락한 108.93엔을, 유로·달러는 0.0029달러(0.23%) 떨어진 1.2379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