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에 연루된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2일과 6일 심상정 의원실에 방문해 자신들의 억울함에 대해 소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 의원은 이에 대해 "은행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금융권 채용비리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소명한 자료를 공개하며 은행이 내세운 논리를 반박했다.
심 의원은 채용비리 문제 제기가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논리에 대해 "공개된 기준과 다른 기준으로 채용했다는 것은 수많은 지원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금융기관은 공공성이 중요한 가치인데 최소한의 인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 의원은 은행들이 내부 전형 기준을 따랐기에 정상 채용이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은행에 따라 내부 기준을 둘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며 "공개채용 과정에서의 비리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KEB하나은행의 SKY대학 우대 채용과 관련해 "KEB하나은행의 인사규정을 들여다본 결과 은행에서 해명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 입점대학, 주거래 대학과 같은 우대조건은 지침화된 게 없었다" 며 "이는 사후적으로 명분을 끼워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 측은 "일부 그런 문제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특혜채용은 아니고 내부 우대 기준일 뿐"이라고 소명했다.
KEB하나은행은 ‘당행 홈페이지 및 채용대행 전문사이트 공고 게시’ 외에 별도로 ‘행내 게시판에 전체 공지로 '우수인재 추천(직원, 고객, 거래처 등 다양한 인재 추천 접수 가능) 장려’를 하고 있어 금감원이 이 명단을 VIP로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심 의원은 KEB하나은행의 인사관련 전결사항 자료를 공개하며 "은행의 소명과 달리 채용계획 수립, 일반직 채용은 은행장이 전결권자 임이 개제돼 있다"고도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오전 심 의원실을 찾아 윤종규 회장의 조카가 합격한 것에 대해 내부 기준에 따른 절차였다고 소명했다. KB국민은행 측은 "국민은행은 채용의 매 단계마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며 서류전형, 1차 면접, 2차면접 진행시 앞 단계 점수가 합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이에 대해 "그런 전형방식이라면 공개채용 때 공고를 했어야 하지 않냐"고 질책했고 KB국민은행측은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에서 밝힌 VIP명단에 대해 "그런 명단이 작성됐을수도 있는데 특혜를 위해 한 건 아니다"고 말해 명단 작성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두 은행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블라인드 전형이더라도 인사 파트에서 VIP리스트는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걸 관리하는 사람들이 최고 등급을 부여해서 합격시킨 것"이라고 했다.
심의원은 해당 은행들의 최고경영자(CEO) 해임 여부에 대해 "검찰이 의지를 가지고 있으니 수사 결과에 따라 처리 여부를 판단해야 할 문제" 라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5조에 임원의 자격요건을 다루고 있어 공익성과 건전경영을 해친 임원은 자격을 제한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교체를 권고할 수 있고 법에 따라서도 자격 상실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