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소통’. ‘역동적 조직 변화’, ‘시장 활성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취임 이후 100일간 직원들이 체감한 ‘변화의 키워드’다. 지난해 11월 3일부터 업무에 돌입한 정 이사장은 석 달 남짓한 시간 동안 현안 파악은 물론,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게다가 이 기간에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직원들에게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정 이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으로 활력 있고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듯, 첫 출근과 동시에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소통’이었다. 우선 취임 2주 만인 지난해 11월 17일(부산)과 11월 21일(서울) 두 차례에 걸쳐 직원들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직원(매니저급 이하)들이 마음껏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인사부와 부장급 직원은 콘서트장에 들이지 않았고, 그 결과 조직문화, 인사·복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었다.
특히 정 이사장은 △불필요한 보고문화 개선 △직원과 지속적 소통(스포츠 관람 등) △일·가정 양립(주말 및 시간 외 근무 자제) △복장 자율화(매주 금요일 캐주얼데이 정착) 등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즉시 시행을 추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전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눈에 띄는 점은 과거와 달리 직급별, 기수별 등 철저히 수평 계열로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들도 적극 검토 중이다.
내부는 물론, 외부 소통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거래소 이사장 중 처음으로 시무식이 끝나자마자 부산 외주직원 40명을 만나 만찬을 갖고, 작은 선물로 마음도 전달했다. 아울러 행복재단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한 장학생은 “열심히 공부해 9급 세무직 공무원에 합격했다”는 감사편지를 정 이사장에게 보내 훈훈한 화제가 됐다.
정 이사장은 취임 한 달도 안 돼 대부분의 업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에서 “코스닥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게 주요 과제”라고 강조한 그는 곧바로 코스닥본부 보직자와 자리를 마련하는 등, 강한 코스닥 활성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코스닥 활성화 방안은 지난달 11일 금융위원회를 통해 발표됐으며, 코스닥지수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취임 직전인 11월 1일 코스닥 지수는 695.77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16일에는 16년 만에 900을 돌파해 톡톡히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취임 100일을 맞는 정 이사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감독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상임위원,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등을 거친 금융관료 출신이다.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거래소 현안을 적절히 풀어나갈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