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단순 성폭력을 폭로하려는게 아냐…부당한 지휘권 오남용 사례, 전수조사 필요"

입력 2018-02-0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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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출처=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데 이어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도 15년 전 대구지검 경주지청 근무 당시 A 부장검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조사 중인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6일 임은정 검사를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임은정 검사로부터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에 대한 경위와 15년 전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청취할 예정이다.

다만 임은정 검사는 이와 관련해 "제가 진정 강조하고 싶었던 검찰 개혁 촉구의 주제를 빗겨난 기사들이 상당해 많이 아쉽고 속상하다"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남자와 여자의 문제가 아닌 '갑과 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검찰 내 상급자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이 집중되고 견제 받지 않았기에 이 같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임은정 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의 일은 한 개인의 문제, 남자 상사들과 여자 후배들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에서 강자와 약자의 문제"라며 "검찰이 법을 적용·집행하면서 정작 검찰 내부는 치외법권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사들이 표적수사를 하라거나 사건을 덮으라거나 무죄임에도 무죄 구형을 말라는 등의 위법한 업무적 지시에 맹목적인 복종을 강요당했고, 위법한 지시에 항명하거나 문제 제기한 검사들이 오히려 징계를 받거나 지속적으로 낮은 인사평정, 표적 사무감사 등 각종 불이익을 입었다"라며 "상급자의 업무 외적인 폭언, 성추행 등 갑질에 검사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문제제기를 하며 꽃뱀으로 불리우며 이를 목격한 상당수 검사들이 방관하거나 상급자편의 논리와 소문에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고 왕따를 당하곤 했다"고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이어 "서지현 검사의 피해는 안태근 등 몇몇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검찰의 조직적 일탈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며 "진상조사와 제도개혁은 서 검사 개인의, 여성검사들의 성폭력 피해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검찰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를 전체적인 틀에서 진단하고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성폭력 전수 조사처럼 부당한 지휘권 오남용 사례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해 달라"며 "오남용자에 대한 감찰과 문책으로 검찰 내부의 인적 적폐를 해소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임은정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직속 상관인 A 부장으로 강제 추행을 당했다며 당시 수석 검사를 통해 A 부장의 사표 제출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2년 뒤 또 다른 직속 상관의 성매매 의혹을 제기했다가 오히려 '부장 잡아먹는 꽃뱀'으로 낙인 찍혔다며 이를 2007년 전국 여검사 모임에서 조희진 성폭행 피해조사단장에게 이야기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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