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생명보험에 산은 퇴직 임원이 내정돼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산업은행은 KDB생명 사장에 정재욱 세종대 교수를, 부사장에 임해진 전 부행장을 각각 내정했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 KDB생명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1978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임 전 부행장은 재무회계부장, 미래성장금융부문장, 심사평가부문장 등을 맡아 왔고 지난해 말 퇴임했다. 산은은 2016년 자체 혁신안을 마련하고 자회사 또는 관리기업에 ‘낙하산 전면금지’를 공표했지만 구조조정 기업에 한해서만 이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 KDB생명 임원에는 산은 출신이 빠진 적이 없을 만큼 퇴직 임원들의 재취업 자리로 활용됐다. 안양수 현 사장 역시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2013년 KDB생명에 수석부사장으로 부임해 2015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안양수 사장이 부사장으로 발탁되기 전 안동명 부사장도 산업은행 출신이다.
안 사장보다 앞서 대표이사였던 최익종 사장도 산업은행에서 부행장까지 지냈다가 2010년 금호생명보험(현 KDB생명) 사장을 맡았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거나 관리·감독 중인 회사로 대상을 넓히면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사례는 더 많아진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은행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사에 재취업한 산업은행 출신 임직원은 135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송문선 대우건설 사장 등 11명의 산은 퇴직자가 성안합섬, 상주영천고속도로, 고양케이월드자산관리 등 유관기업 대표이사나 감사, CFO, 부사장 등 요직에 재취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산은의 퇴직임직원 재취업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끊이지 않고 지적받고 있지만 전혀 시정되지 않고 있다” 며 “공기업 지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더욱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