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남 부동산 시장과 재건축 사업에 압박 수위를 높이자 강북권 재개발 핵심 지역으로 손꼽히는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강남발(發)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강남 지역 부동산 거래에 세무 조사를 실시하고 재건축 옥죄기(재건축 부담금 발표, 재건축 연한 연장 및 안전진단 강화 검토)에 들어가면서 비교적 규제가 가벼운 재개발 유망 투자처인 한남뉴타운, 성수전략정비구역이 들썩이고 있다.
한남뉴타운과 성수전략정비구역은 ‘강북 재개발 투톱’으로 불릴 정도로 선호도 높은 입지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남뉴타운은 남쪽에 한강, 옆으로 남산 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경의중앙선 한남역이 가깝다. 최근 용산공원과 용산역 정비창 개발도 본격화되면서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또한 강남 압구정동 바로 맞은편 한강변에 위치했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성수역, 7호선 뚝섬유원지역, 분당선 서울숲역이 인접해 있고 근처 서울숲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한강변에서 50층까지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재개발 지역인 점도 주목받는 이유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두 지역은 소형 매물의 경우 3.3㎡당 시세가 1억 원대까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강남 지역과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남에서 넘어온 매수 문의가 늘고 있는 점도 이 지역들의 공통점이다.
성수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재건축 예상 부담금을 발표하면서 강남 쪽에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는 상황인데 소유자들은 매물을 절반 이상 거둬들였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아파트 쪽으로도 매수 문의가 쏟아져 호가를 계속 높이는 상황”이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실제 강변현대아파트는 전용 81.8㎡ 주택이 지난해 11월 6일 9억 원에 팔린 가운데 올해 1월 30일 기준 11억 원 호가로 매물이 나와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대장주’ 아파트로 평가받는 성수동양은 매물이 사라진 상황이며 청구강변은 23일에 두 달 전 거래보다 1억 원 웃돈이 붙은 가격에 팔렸다.
한남뉴타운의 경우도 매물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한남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 문의는 꾸준하지만 매물은 거의 사라졌다”며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빚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형 매물을 팔아도 서울 새 아파트를 살 수 없으니 매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