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호반건설과 대우건설 매각 조건 막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산은은 2월 초에는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전망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조건에 대한 협의를 대부분 마쳤다. 호반건설이 산은에 대우건설 분할 인수 지분에 대한 금융기관의 이행보증서를 제공하면 협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매각 대상 지분 50.75% 중 40%를 먼저 인수할 계획이다. 나머지 10.75%는 3년 뒤 인수할 계획인데, 이를 보증해 주는 금융기관의 이행보증서를 산은이 요구하고 있다.
이행보증서는 호반건설이 산은의 대우건설 지분 풋옵션을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기관이 이를 대신해 주는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이행보증서를 발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주관사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별 무리 없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40%에 대한 인수가격은 1조 2800억 원 규모다. 이는 대우건설 지분의 주당 가격을 7700원으로 정한 것으로 이달 26일 종가(6070원) 대비 26.9% 높은 수준이다. 호반건설은 이 중 절반가량을 자체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우리은행 등에서 차입할 예정이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잔여지분 10.75%는 3년 내에 주당 최저 7700원에 사야 한다. 대우건설 주가가 오르게 되면 호반건설은 시장가격에 이를 매입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최종 인수가격은 1조6000억~1조70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산은은 2011~2012년 대우건설의 지분 인수가격 대비 1조5000억 원가량 손해보고 이 회사를 되팔지만, 이 때문에 매각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매각이 이번에 무산되면 언제 재매각 일정을 잡을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은의 대우건설 매각이 임박하면서 금호타이어 재매각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의 비금융 자회사를 빠르게 매각한 뒤 기업 구조조정 부문을 축소하는 것이 이동걸 회장의 방침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채권 만기를 내년 1월까지 1년 연장했다. 이는 산은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1년 안에 완료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산은은 현재 복수의 인수 후보와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을 물밑에서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산은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같은 전략적 투자자(FI)는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에서 배제했다”며 “금호타이어가 수년에 걸쳐 최대 1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전략적투자자(SI)가 인수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