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은 다음 달 중으로 중국 원난, 산둥 지역의 사업 지분 전량을 현지 업체에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산둥, 허난성, 충칭 등 총 5곳에서 홈쇼핑 사업을 이어왔으나 이제 충칭 지역 한 곳만 남겨 놓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2021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충칭 사업 역시 계약 만료 후 잔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국내 홈쇼핑업계가 야심 차게 해외 진출에 나섰다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애를 먹으며 철수를 진행하는 것은 롯데홈쇼핑에 그치지 않는다.
GS홈쇼핑의 경우 2012년 터키에 진출했지만 2016년을 끝으로 방송을 접고 지난해 철수를 완료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터키 현지의 상품군이나 플랫폼 등 시장 자체가 회사와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철수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과 설립한 합작법인도 작년 3분기에 20억~3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9월 인도 법인을 현지 업체에 양도했다. 2016년 264억 원의 순손실을 입었던 인도 법인은 지난해 3분기에도 누적 148억 원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CJ오쇼핑 측은 앞으로는 다른 방식의 해외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예전 진출 방법이 방송사를 가진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해 법인을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으나 TV를 기반으로 진출하기보다 이커머스, 모바일 형태 등 새로운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베트남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소비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는 TV에서 모바일로 온라인 쇼핑 환경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는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16년 3조6310억 위안에서 지난해 4조5670억 위안으로 25.7% 증가했다. 2015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54.1%였던 모바일 비중은 지난해 75.6%로 올라섰다.
윤호준 중국 샤먼무역관은 “중국 소비를 이끄는 세대는 높은 모바일 활용력과 콘텐츠 수용력을 보이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이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계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을 완화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국내에선 이미 T커머스(TV기반 전자상거래)를 넘어 V커머스(동영상 기반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도 업계가 관련 콘텐츠 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